[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테슬라가 공격적인 국내 판매를 위해 올해 전용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전국 60곳까지 늘린다. 하지만 슈퍼차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는 데다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인 모델 Y의 판매 대수를 감당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테슬라는 국내에서 기존 33곳의 슈퍼차저를 운영하는 데 이어 올해 27곳의 슈퍼차저를 전국에 추가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신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총 60개의 전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테슬라 슈퍼차저(붉은색) 수도권 설치 현황. 사진/테슬라
1분기에는 진천, 광교, 동대구, 여주, 용인, 일산 등 6곳에 설치된다. 2분기에는 강동, 구로, 선릉, 광주 서부, 대전, 울산, 화성에 신설된다. 3분기 예정 지역은 광명, 광주, 동탄, 노원, 성남, 부천, 송파, 의왕, 청주 등 10곳이다. 4분기에는 영등포, 광주 동부, 대구 달서, 순천 등 4곳이다.
하지만 슈퍼차저가 여전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신설 예정인 27곳의 슈퍼차저 중 18곳(67%)이 수도권 지역이다. 기존에도 서울 8개소와 경기지역 7개소의 슈퍼차저가 운영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한 인프라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서울에는 7개소, 경기 지역에는 11개소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서울은 총 15개소, 경기권은 총 18곳으로 슈퍼차저가 늘어나게 됐다. 수도권에 사는 테슬라 차주들은 확대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누릴 전망이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올해 충북 2곳, 대전 1곳, 대구 2곳, 광주 2곳, 울산 1곳, 전남 1곳이 설치된다. 강원권과 충남지역은 현재 3개소의 슈퍼차저가 운영 중이어서 올해에는 신설계획에서 아예 제외됐으며, 제주도나 전라권 등은 증설해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60곳의 슈퍼차저도 부족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테슬라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386.7% 증가한 1만1826대의 전기차 판매 실적을 올린 데다 올 1분기 모델 Y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서다. 모델 Y는 중형 SUV로 롱레인지 트림 기준 국내 511km의 주행거리를 인정받으며 소비자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386.7% 증가한 1만1826대의 전기차 판매 실적을 올린 데다 올 1분기 모델 Y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서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무엇보다 서비스센터 역시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음에도 테슬라의 서비스센터는 △서울 강서점 △서울 문정점 △부산 연제점 △성남 분당점 등 전국 4곳에 불과하다.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맡기면 최소 한 달이 걸리는 경우가 빈번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일으키는 실정이다.
테슬라는 2019년까지만 해도 고유 마니아층 중심으로 판매돼 최소한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불만이 부각되지 않았던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일반 고객들에게도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도권 중심의 충전소나 서비스센터가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일반 고객들은 차량의 성능 외에도 충전소 현황, 서비스센터 대응 수준 등을 구매요인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인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프라 구축으로 기존 충성 고객만 가져갈지, 아니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설지 딜레마"라며 "기존 기조대로라면 시장 점유율이 올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선 수도권에 한정된 슈퍼차저, 서비스센터 등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정부 보조금이 차등 지급되며 보조금 혜택이 줄어들었는데 각 모델별 할인 정책을 병행하는 전략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