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현재 미국 증시 상황이 과거 닷컴버블이 붕괴하기 직전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가 당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 집계를 인용해 2020년 11월 미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7221억달러(약 788조5332억원)라고 27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2018년 5월 6689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 6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저점을 찍고 강하게 반등하는 주식 시장을 보고 빚을 내서 주식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3월 23일 저점 이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80%,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60% 이상 상승했다. 미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3월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올해 증시로 쏠린 투자자들이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을 연상시키는 수준의 거품을 만들어냈지만 일각에서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WSJ은 빚을 내 주식 투자하는 현상이 시장 변동성 확대의 불길한 징조라고 경고한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의 경우 주식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마진콜이 발생하고 투자자가 돈을 더 내지 않을 경우 강제 주식 매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에 주식 하락세를 가속해 폭락세로 이어질 위험이 증가한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올해 미 증시가 버블 붕괴 직전인 1999년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WSJ도 과거 닷컴버블이 붕괴한 2000년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변동성이 오기 전 신용융자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제임스 엔젤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금 증시는 근거 없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내년에도 미국내 양적완화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증시가 당장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한편 한국에서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투자가 크게 늘어 주의가 요망된다. 올해 11월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미주 지역 해외주식 투자 결제 대금은 1499억 달러(약 158조3635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277억 달러(약 24조8951억원)보다 441% 증가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