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쌍용자동차가 이틀간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최소 1300대의 생산 손실을 빚게 됐다. 쌍용차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제도를 통해 신규 투자 유치를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오는 3월까지는 생산 차질이 없도록 부품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4일과 오는 28일 이틀간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평택공장은 1·3라인은 하루 기준 약 650여대를 생산한다. 이틀 휴업으로 약 1300대의 누적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집계된다.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이틀간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최소 1300대의 생산 손실을 빚게 됐다. 사진은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이번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은 대기업 부품업체가 납품 대금을 못 받을까 우려해 부품 공급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부품협력사는 LG하우시스(범퍼), 보그워너오창(T/C 어셈블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콤비 미터) 등 3곳이다.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은 지난 24일 납품 거부를 철회했다.
이들 업체들은 쌍용차의 지불 능력을 의심해 납품 중단을 통보하거나 이미 납품한 물품에 대한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쌍용차는 ARS 제도 기간이지만 향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쌍용차의 채권과 채무가 동결해 자칫 납품 대금을 한 푼도 못 받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쌍용차의 현금 흐름이 장기적으로 원활해 보이지 않아 우리로써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장미빛 희망으로 쌍용차에 납품을 했다가 향후 채권채무가 동결되거나 파산하면 그 부채를 우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적인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11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긴 했지만 ARS 제도를 동시 신청해 내년 3월까지 신규 투자 유치를 성사시킨다는 목표였는데 이번 협력업체들이 납품 거부에 위기를 맞은 셈이다. 자칫 신규 투자자가 보기엔 문제 있는 회사로 비칠 수 있는 것.
이에 자동차업계에서는 ARS 제도 기간만이라도 협력업체들이 쌍용차의 정상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주주 마힌드라와 쌍용차를 인수하려고 협상 중인 미국 자동차유통회사인 HAAH 오토모티브의 매각이 성사되면 협력사가 우려하는 납품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내달 1월말에서 늦어도 2월까지는 매각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협력부품사들을 설득하는 상황이다.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인 오는 28일까지 설득을 완료하고, 오는 29일부터는 정상가동한다는 목표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 역시 "회사는 신속히 이해관계자들과 조율하고 다행히 아직도 인수 의지가 확고한 신규 투자자와 투자협상을 마무리해 조속한 시일 내에 이 상황이 마무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 부품협력사 200여개로 구성된 쌍용차협동회는 조만간 부품 공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소협력업체들은 납품 거부 보다는 대책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납품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는 데다 납품 거부 의사를 완강하게 밝혀온 현대모비스가 이를 철회한 만큼 나머지 4곳과 다른 협력사들도 부품 공급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쌍용차의 신규 투자자 유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대출 만기 연장 등의 대책으로 쌍용차 부품업체들의 지원 방침을 발표했고, 부품업체들도 부품 공급 연장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매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엔 쌍용차, 협력사, 대리점 모두 어려움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선 예산과 전문가 등의 전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과거 미국 정부가 지엠을 살리기 위해 1년 동안 수백명의 전문가가 모여 시물레이션을 돌리면서 전략적 파산을 선택한 후 뉴지엠을 선언, 지금의 지엠을 만들었는데 혼자 힘으로는 이룬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