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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에 생사기로 내몰린 쌍용차…"정부 결단 필요"
대주주 마힌드라 코로나 직격탄…산업은행은 관망중…쌍용차 부도시 국내는 현대기아차만 남아
입력 : 2020-12-18 오전 5:41: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생사기로에 섰다. 외국계 은행 3곳의 차입금 600억원을 연체한 데 이어 오는 2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해서다. 은행들이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으면 상환능력이 부족한 쌍용차는 부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17일 쌍용차의 3분기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잔여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은 2241억원이다. 이 가운데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JP모건 등 3곳 외국계 금융사에 빌린 대출원리금 600억원은 지난 14일 연체했다. 오는 21일에는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 만기가 돌아온다.
 
17일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생사기로에 섰다. 사지는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뉴시스 
 
외국계 채권은행들과 산업은행이 대출 상환을 연기해주지 않으면 쌍용차는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해 임원 20%를 줄이고 전 직원 대상으로 임금과 복지를 대폭 삭감했다. 그 여파로 1인 평균 급여액은 지난해 8600만원에서 올해 9월 기준 48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팔 수 있는 유형 자산 역시 대부분 매각했다. 지난 4월에는 부산물류센터를, 지난 6월에는 구로서비스센터를 매각했다. 현재는 본사인 평택공장과 인재창조원 등 최소의 토지와 자산만 남겨둔 상태다. 쌍용차 스스로는 유동성 위기를 타계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문제는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쌍용차 지원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마힌드라는 현재 쌍용차를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서다. 마힌드라는 지난 3월 첫 분기 20년 만에 첫 분기 손실을 보고했다. 마힌드라의 인도내수시장 의존도는 97%에 달하는데 코로나19로 인도공장이 셧다운 됐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가 지난 14일 연체한 600억원의 대출 원리금에 대해서는 지급 보증 의무가 체결돼 있어 대위변제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마힌드라의 대위변제로 쌍용차가 이자 납부 등의 다른 책임을 질 수 있어서다. 
 
마힌드라가 지난 15일 인도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은행이 가진 쌍용차에 대한 모든 권리를 대위변제할 경우 마힌드라는 은행 지위를 승계해 채권자가 되며, 은행이 쌍용차에 주장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마힌드라가 갖게 된다"고 명시한 바 있다. 
 
산업은행 역시 그간 쌍용차 지원에 대해 난색을 보여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쌍용차는 10년 이상 적자를 낸 회사"라며 "생존할 수 있는 플랜인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도 쌍용차는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빠진 바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900억원의 만기 연장 역시 외국계 금융기관의 연장 상황을 지켜본 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쌍용차가 무너지면 그 아래에 달린 대리점, 부품업체까지 최대 수만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무책임한 입장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정부 차원의 쌍용차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쌍용차에 대한 직접 지원이 한 번도 진행된 적이 없었던 만큼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해 정부 주도로 해결방안을 찾을 때라는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를 이유로 자동차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부는 르노 자본에 프랑스 내 선진기술 연구 활동을 요구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지원했다. 스페인 정부 역시 코로나19 여파 상쇄를 위해 총 42억달러를 자동차산업에 지원했다. 
 
무엇보다 쌍용차는 현대·기아차 다음으로 유일하게 연구개발과 생산판매가 가능한 회사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현대·기아차가 독주하는 상황인 데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판매대행으로 외국계 자본 철수시 자체 브랜드가 없어지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선 현대·기아차만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과제 중 하나가 일자리인 만큼 산업은행이 주도해서 부도낼 수는 없어 외국계 은행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으로 보인다"며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채무가 모두 동결되기 때문에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말일 수 있고, 국내 자동차산업이 무너질 수 있어 쌍용차를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박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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