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고용의 질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정규직 수는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 수는 급증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직원 4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며,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비정규직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수시채용 확대 등 고용 방식의 변화와 이직률이 높은 투자은행(IB)·리테일 직군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2만3405명이며, 6075명(26%)이 계약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직 비중은 2017년 말 21.8%에서 2018년 22.6%, 지난해 말 24.7%에서 올해 26%까지 증가했다.
전체 임직원 수는 2017년 말 2만3068명에서 올해 2만3405명으로 1.5% 증가한 데 비해 계약직 직원은 5020명에서 6075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정규직 직원 수는 1만7286명에서 1만6853명으로 2.5% 감소했다.
10대 증권사 계약직 인력 현황(단위:명). 자료/금융투자협회
비정규직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다. 한국투자증권의 계약직 비중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3분기 3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투자의 계약직 비중은 45%에서 49%로 높아졌다. NH투자증권의 계약직 비중도 22%에서 24%로 늘었다.
증권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리테일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내는 가운데, 고용 형태는 IB와 리테일을 중심으로 계약직이 빠르게 늘었다.
단순 수치로 계약직 비중이 가장 많은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3분기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계약직 비중은 60%로, 1443명 중 871명이 계약직이다. 메리츠증권의 계약직 비중은 지난해에도 60% 수준이며, IB인력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비정규직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채용 제도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면서 정규직보다 계약직 형태가 늘어다는 것이다. 신입사원을 뽑는 공개채용은 대부분 정규직 형태로 채용하나 수시채용은 인력이 필요한 부서에서 충원하는 형태로, 경력직원을 계약직으로 뽑는 경우가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B와 리테일을 중심으로 계약직이 빠르게 늘었다"며 "계약직이 정규직보다 고용 형태는 불안정하지만 대신에 성과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가 높아 (직원 스스로가)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규직 채용보다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수급하는 수시채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경력직의 경우에도 회사 이동이 쉬운 계약직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