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전국 사업체 수가 전년보다 10만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사업자가 크게 늘었는데요. 급속한 고령화 속 퇴직 후 연금소득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운 고령층이 창업에 나서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 연령에 접어든 가운데, 노후 생계비 마련을 위해 자영업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도소매업은 '성장세'…제조업은 '침체'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3년 전국사업체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사업체 수는 623만8580개로 전년보다 9만8681개(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2532만1526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4403명(0.4%) 증가했습니다. 사업체 수 증가율은 지난 2021년 0.8%에서 2022년 1.0%로 소폭 높아진 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1.6%로 상승했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해 도소매업에서 5만3000개(3.5%) 늘어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온라인쇼핑과 관련된 전자상거래 소매업과 전자상거래 소매 중개업, 무인 아이스크림점이 포함된 빵류·과자류·당류 소매업을 중심으로 증가했습니다. 택배 물동량이 늘면서 화물자동차 운송업·택배업 등이 포함된 운수업도 2만5000개(3.8%) 증가했습니다.
반면 제조업은 5만4000개(9.2%) 줄었습니다. 3D 프린터 등 신기술이 도입된 영향으로 1인 사업자 위주의 절삭가공·유사처리업, 주형·금형 제조업, 간판·광고물 제조업 등에서 사업체가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김혜련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무인매장 증가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 사업체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업체의 종사자는 지난해 말 2532만1526명으로 전년보다 10만4403명(0.4%) 증가했는데요. 보건·사회복지업(8만2000명), 숙박·음식점업(7만8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2만5000명) 등에서 늘었습니다. 반면 제조업(-3만8000명), 건설업(-3만5000명)에서 줄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은퇴 후 소득절벽 무섭다'…60대 이상 창업↑
사업체 대표자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50대가 전체의 31.5%로 가장 많았지만, 증가율은 60대 이상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60대 이상 대표자의 사업체 수는 1년 새 6만4000개(4.4%) 증가한 150만4000개로 집계됐는데요. 이어 40대(26.1%), 60대 이상(24.1%), 30대(14.1%)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60대 이상의 사업체 대표의 큰 폭 증가는 고령화와 은퇴 후 창업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퇴직 후 연금 소득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운 고령층이 창업에 나서는 경향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해석입니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1분기 부동산업을 제외한 60세 이상 창업 기업은 3만8000개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2023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봐도 60대 가구 중 적정생활비 충당 여부에 '여유 있다'고 답한 비중은 7.98%에 불과했는데요. 결국 은퇴 후 평균 수명까지 최소 20년 이상은 더 생활을 지속해야 하지만, 노후 생계비가 마련된 경우는 소수에 불과해서 60세를 넘어서도 일하는 가구가 대다수라는 얘기입니다.
아울러 여성 대표자의 비중도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요. 지난해 여성 대표자 사업체 수는 232만개로 전체의 37.2%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교육서비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남성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종사자 규모별로 보면, 종사자 수 1~4명인 소규모 사업체와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 모두에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4만6000개, 3.0%)와 충남(9000개, 3.5%), 전북(7000개, 3.0%)에서 사업체 수가 증가한 반면, 서울에서는 감소(-8000개, -0.7%)하며 대조를 이뤘습니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여성 자영업자가 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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