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 합병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큐텐은 지난 8일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신규법인 설립을 신청하고, 1차 설립자본금 9억9999만9900원을 출자한다고 9일 알렸습니다.
티몬과 위메프의 합병은 법원의 승인이 필요함에 따라 먼저 신규법인을 설립한 후 KCCW 법인을 중심으로 양 사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과 사업 정상화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는 설명입니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 보유지분을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받아 100% 감자하고, 구 대표는 본인의 큐텐 전 지분 38%를 합병법인에 백지신탁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KCCW가 큐텐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됩니다.
큐텐의 아시아 시장, 위시의 미국·유럽 시장, 샵클루즈의 인도 시장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게 된다는 청사진입니다. 또한 큐텐의 일본 시장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K뷰티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단기 사업전략을 수립했습니다.
합병법인에는 판매자가 주주조합의 형태로 참여합니다. 판매자들이 1대 주주로 이사회와 경영에 직접 참여하면 판매자와 플랫폼,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이커머스 플랫폼이 탄생한다는 게 구 대표의 주장입니다. 판매자가 주주로 참여하는 만큼 KCCW는 판매자 중심의 수수료 정책과 정산 정책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자본 유치에도 나섭니다.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완전한 피해 복구가 가능한 만큼 KCCW는 사이트 브랜드 변경과 신규 오픈, 새로운 정산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면서 판매자 주주조합 결성, 법원 합병 승인 요청, 새로운 투자자 협상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입니다.
KCCW는 9일부터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를 대상으로 미정산대금의 CB(전환사채) 전환 의향서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이달 말까지 모집한 판매자들로 1호 주주조합을 결성한 후 법원에 합병 승인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합병이 승인되면 2호, 3호 주주조합이 순차적으로 결성됩니다.
구 대표는 "티몬이나 위메프를 매각해서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면서 "양사를 합병하면 사업 규모가 국내 4위로 상승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합병을 통해 과감하게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신속하게 사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기업가치를 되살려야 투자나 M&A(인수합병)도 가능해지고, 제 지분을 피해 복구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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