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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를 소나타 가격에?” 술렁이는 차업계
"전기차 시대 앞당길 것" 평가…반면 자율주행차는 '글쎄'
2020-09-24 05:31:00 2020-09-24 05:31: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2만5000달러(한화 약 2900만원)면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현대자동차의 소나타 가격입니다.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인 소나타 가격으로 만든다는 것인데 전기차의 대중화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2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년 이내에 2만5000달러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하면서 전통 완성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심 걱정하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업계가 이번 발언을 실리콘밸리의 한 괴짜 사업자의 허풍으로 여기지 않는 데는 성공 이력이 있어서다. 머스크는 2016년 보급형 세단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목표 가격으로 3만5000달러를 선제시한 적이 있다. 2019년 전기차 ‘모델3’의 모든 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목표가격을 결국 맞췄다. 
 
무엇보다 연구자들은 미국이라는 나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로 결국 화학으로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데, 미국은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1위국이다. 미국은 지난해까지 화학상 181명, 물리학상 210명 등 총 607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청사진들이 실현되는 것을 봤기 때문에 오늘 발표를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치부하기는 힘들다"며 "국내도 전기차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화학연구자들을 아웃소싱해서라도 공언한 것을 실현할 것이고, 이뤄내면 결국 우리는 또 모방을 위해 몇십 년을 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일으키는 ‘메기 효과’가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중국, 일본의 3파전이었는데 미국, 독일, 프랑스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경쟁의 결과는 배터리의 가격 인하와 성능 향상인데 전기차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완전자율주행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날 머스크는 내달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오토파일럿의 비공개 베타버전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스스로 차가 제어해 주행하는 4단계 기술까지 구현한 상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미시건주가 디트로이트와 앤아버 사이의 일부 차선을 자율주행차만 다니는 곳으로 지정하기는 했다"며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만 5단계 자율주행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레벨4에서 레벨5 단계로 짧은 기간 올라서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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