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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촉각 더해 콘텐츠 몰입 높인다"…햅틱수트 선도기업 '비햅틱스'
'햅틱' 기술, 시청각 디지털콘텐츠에 촉각 지원…국내 VR 시장 확장 따라 기대감↑
비햅틱스 '택수트', 전동모터 40개 달아…모터별 조작·진동세기 1~16단계 지원
매출 90% 해외에서…국내 PC방·B2C 모델 확장
2020-08-14 06:00:00 2020-08-14 10:28:09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한 가상·증강현실(VR·AR)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몰입을 도와주는 기술·플랫폼도 소비자의 관심을 받으며 기업간거래(B2B)뿐 아니라 소비자거래(B2C)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햅틱수트 개발사인 비햅틱스는 촉각을 활용해 시청각 콘텐츠의 몰입을 돕는 기술 '햅틱'을 적용한 햅틱수트 '택수트(TactSuit)'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햅틱 기술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있는 4차원(4D) 상영관이다. 시청각 영화를 보며 의자의 진동으로 4D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카이스트 전기전자 박사과정으로 햅틱을 전공한 곽기욱 비햅틱스 대표는 햅틱 경험을 극대화하고 이를 체험할 수 있게 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햅틱수트인 택수트를 개발하게 됐다. 곽 대표는 11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실제로는 단순 진동일 뿐인데 (시청각 콘텐츠) 몰입 여부에 따라 같은 느낌이라도 다르게 느낀다"며 "특정 한 부위의 촉각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전체 촉각의 공간적 변화를 이용한 것이 택수트"라고 말했다.
 
곽기욱 비햅틱스 대표. 사진/비햅틱스
 
비햅틱스의 택수트는 기존 햅틱수트와 달리 40여개의 전동 모터를 달고 있다. 기존 해외 업체의 경우 햅틱조끼에 한두개, 많게는 4~5개의 전동 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모터 자체의 진동 고도화에 기술력을 모으고 있다. 비햅틱스는 모터 고도화 대신 70개 이상의 세밀한 자극을 목표로 전동 모터의 수를 늘렸다. 곽 대표는 "이전에는 40여개 모터를 장착한 수트가 없었다"며 "비햅틱스는 비교적 저렴한 모터를 사용하더라도 각 모터를 개별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 상황에 맞는 진동을 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택수트에 달린 모터의 각각 세기를 1~16단계까지 조작할 수 있고, 시간단위도 수십밀리세컨드(ms)까지 쪼개서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다. 
 
몰입 경험이 가장 큰 장점인 햅틱수트의 특성상 비햅틱스는 해외 시장에서의 주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미국, 유럽에서 나올 정도로 콘솔, VR 등 몰입형 콘텐츠에 특화됐다. 해외 VR 아케이드 사업자인 홀로게이트, 샌드박스VR 등이 택수트를 VR 게임에 적용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말 기준 택수트를 도입한 곳은 글로벌 40여개국의 300여개 콘텐츠 사업자다. 비햅틱스는 햅틱수트와 콘텐츠의 손쉬운 연동을 위해 지원 소프트웨어(SW)의 기능도 지속해서 향상 중이다. 올해는 출력 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햅틱 패턴을 자동 변환하는 '오디오 투 햅틱(Audio-to-Haptic)' 기능을 추가했다.
 
비햅틱스의 햅틱수트인 '택수트'. 사진/비햅틱스
 
국내에서는 게임 콘텐츠의 오프라인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PC방 사업자와 제휴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1인칭슈팅게임(FPS)의 서라운드사운드를 햅틱수트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B2C 매출도 올해부터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소비자 구매를 촉진할 방안도 찾는 중이다. VR 산업 기반이 미약한 국내에서 열리는 VR 행사에도 지속해서 참석해 햅틱수트의 장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비햅틱스는 오는 13일 열린 '서울 VR·AR 엑스포 2020'에 참석한다.
 
비햅틱스는 햅틱수트를 넘어 햅틱을 원격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화상통화 정도에 그치고 있는 의사소통 방식에 촉각을 더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기 대중화를 통한 B2C 모델을 지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기존 택수트(자극 부위별로 149·249·499달러)보다 저렴한 모델을 출시한다. 곽 대표는 "PC·콘솔 게임의 적용과 확장으로 국내에서도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윈도우, 맥, 안드로이드 등 운영체제(OS)에 구애받지 않고, 플랫폼 시장이 확장할수록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햅틱스 '택수트'를 착용한 모습. 사진/비햅틱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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