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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제' 제주·세종만 12월 시행…눈치보기 '환경부'
제주·세종 '선도지역' 지정…12월 2일부터 시행
카페단체 "환경부 일방적 결정, 신의 저버려"
환경단체 "보증금제 또 유예…전국 확대 방안 내놓아야"
2022-09-23 14:00:00 2022-09-23 17:30:54
[뉴스토마토 김현주·변소인 기자] 카페 등에서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구매할 때 300원의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돌려받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만 대상으로 지정해 환경부가 눈치만 살핀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페단체는 보증금제 시행이 환경부의 일방적 결정이며 제주·세종 지역 카페 사장들에게 불편함과 손해를 전가하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환경 단체는 ‘두 번의 유예는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인 보증금제 시행을 위해 전국 시행 확대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는 '보증금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제도 추진방안과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23일 발표했다. 
 
보증금제는 선도지역으로 지정된 제주도와 세종시에서 오는 12월 2일부터 우선 시행한다. 전국에 매장이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적용 대상이다. 다만 적용 대상은 추가적인 의견 수렴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정선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카페 이외 다른 업종에서도 일회용컵을 활용한 음료 판매가 늘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대상 사업자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이해관계자 논의에서 있었다. 현황에 대한 파악을 먼저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 협의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보증금은 300원이고 일회용컵은 영업표지(브랜드) 별로 회수한다. 
 
정 국장은 "소비자의 지불 의사 조사 결과와 과거 자발적 협약을 통한 보증금제 운영 경험 등을 고려해서 기존과 같이 보증금액은 300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6월 '2030 쓰레기 걱정없는 자원순환 제주'를 선포하고 플라스틱 없는 섬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종시는 중앙부처를 포함해 여러 공공기관이 입주한 지역이므로 공공이 앞장서 일회용컵을 줄이면서 컵 회수와 재활용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선도지역에는 소비자들과 참여 매장에 혜택이 제공된다. 보증금제 대상 매장에서 음료를 포장할 때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경우,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텀블러 할인 혜택'에 더해 탄소중립실천 포인트를 준다. 
 
보증금제가 적용되는 매장에는 △라벨비(6.99원/개) △보증금 카드수수료(3원/개) △표준용기에 대한 처리지원금(4원/개) 등 제도 이행에 드는 비용을 지원한다. 라벨 부착을 돕는 라벨 디스펜서와 일회용컵 간이 회수지원기 구매도 지원한다.
 
아울러 환경부는 제주도, 세종시와 함께 일회용컵 무인회수기를 공공장소에 집중적으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는 시범사업으로 제주와 세종에 무인회수기를 총 50대 설치한다. 
 
무인회수기 설치를 원하는 매장에는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반환수집소와 같은 매장 외 회수처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카페단체는 환경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월부터 환경부와 보증금제도 관련 회의를 17차례 진행했으나 환경부는 기존의 약속을 뒤엎어 신의를 저버리고 논의·합의되지 않은 내용으로 제도 시행 관련 사항을 발표했다"며 환경부를 규탄했다.
 
특히 제주와 세종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 강하게 비판했다. 두 지역을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우선 시행하는 방안을 환경부와 논의한 적 없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제주와 세종은 보증금제도를 실시했을 경우 표본결과가 좋게 나올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 선도적 시행 지역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 지역에 대한 지원 및 인센티브 방안도 구체적이지 않다"며 강력한 지원 방안을 요구했다.
 
환경단체 측에서는 이번 발표가 일회용금 보증금제를 또 다시 유예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한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당초 지난 6월 10일 시행이 예정됐다. 하지만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부족 등 '준비 부실'을 이유로 6개월 미뤄졌다. 
 
녹색소비자연대·녹색연합·여성환경연대·한국여성소비자연합·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는 제도 시행 3주를 앞두고 법률 개정도 없이, 현행법을 위반하며 시행일을 12월 2일로 유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 9월 22일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추진방안 및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내놓으면서 선도적 시행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시행 이후 전국 시행 확대에 관한 구체적 계획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또 다시 유예하겠다는 결정과 같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23일 브리핑을 열고 보증금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제도 추진방안과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변소인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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