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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62분' 격정의 기자회견…이준석 승부수는 '여론'
이준석, 13일 기자회견서 윤핵관과 전면전 선포…"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법으로"
김웅·김병욱 등 이준석 응원 있지만 당내에선 이준석 비토가 대세, 홍준표마저 '손절'
'이준석 동정론'이냐 '이준석 비판론'이냐…정치적 운명 가를 듯
2022-08-15 15:08:20 2022-08-15 18:00:2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으로 당대표직 상실 위기에 내몰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논리와 감성을 오가는 격정적 기자회견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 대표는 62분 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권력에만 집착하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질타하며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이런 윤핵관을 방치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겐 '지도력의 위기'를 거론, 쇄신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으로 2030 등 지지층을 결집, 윤핵관과의 대결에서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윤심이 장악한 당에선 이 대표에 대한 비토 목소리만 가득하다. 결국 이 대표의 승패는 민심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점수는 25점"이라며 "더 마음 아픈 건 호남에서의 9(%), 그리고 젊은 세대에와 30~40대에서 13(%), 11(%) 이런 숫자이고, 70대에서 (그나마)40% 나와서 버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핵관에 대해선 "옛날 중생대 때 보면 운석이 떨어져 공룡은 죽었지만 옆에 있는 작은 동물들은 살았다"면서 "윤핵관은 그걸 생각하면서 '나는 살아남을 수 있어'라고(할 것이고), 어떤 난리를 쳐도 자기들이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추락하는 중에도 윤핵관은 자기 살 길을 택한다는 비판이다. 이는 앞서 장제원 의원을 향한 '삼성가노'(세 가지 성을 둔 종놈)라는 원색적 비난과 결을 같이 한다. 장 의원은 2017년 19대 대선 과정에서 반기문, 유승민, 홍준표 세 대선후보를 차례로 옹립하려 한 바 있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앞서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격정적 감정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향한 사실상의 전면전 선포로, 이 대표는 전국위원회의 비대위 전환 의결 직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이 대표는 우선 "이번 사태는 명백히 윤핵관이 일으켰다"며 책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이철규 의원을 윤핵관으로,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했다. 또 "윤핵관은 정당과 국가를 경영할 능력도 없다"면서 "저는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국정운영 지지율이 낮다고 하면 리더십의 위기"라면서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내부 총질 당대표")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이라고 압박했다.

62분 동안 이어진 격정의 기자회견에 관해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당 전반에선 이 대표에 대한 비토가 강하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옛 성현들은 역지사지를 소중한 삶의 교훈으로 여기며 살았다"며 "'어찌하여 다른 이들의 눈 속에 있는 티끌은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는 예수님의 말씀도 우리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할 가르침"이라고 이 대표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역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나경원 전 의원은 "더는 눈물팔이로 본인의 정치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달라"며 "스스로 반성하며 물러나는 것이 도리이자 염치"라고 했다. 그간 이 대표를 감쌌던 홍준표 대구시장조차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도 잘 알지만, 돌고 돌아 업보로 돌아오는 것이 인간사"라며 "아직도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고 했다. 윤핵관으로 지목된 이철규 의원은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정치의 기본부터 배워야 된다"며 "망언을 일삼으니까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공감받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 말이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한 불쾌함을 내비쳤다.

반면 이 대표 측 인사들은 그의 기자회견을 응원하고 나섰다. 친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은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고 했고, 김병욱 의원은 "이 대표는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기성 정치권을 정밀 폭격했다"며 "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라고 끌어올렸다. 비대위 전환에 반발해 가처분신청 집단소송을 낸 '국민의힘 바로세우기'의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역시 이준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의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며 "자꾸 참으라며 입을 막겠다는 건 자신들의 기득권을 더 누리겠으니 젊은이가 희생하라는 그 논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그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와 비대위 전환 등 집권여당 내 갈등은 오히려 더 증폭됐다. 오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에 맞춰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키겠다는 게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구상이었으나 당은 오히려 수습불가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 심문을 예고했다.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이 대표가 비대위 전환을 막을 수 있는 물리적 방법은 전무하다. 하지만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 이 대표는 당대표직을 잃더라도 장외 여론전을 계속해 정치적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 대표를 동정하는 여론과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 중 어느 쪽이 우세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를 보면)이런 집단 린치를 당하는 상황 속에서도 저에 대한 기대를 갖고 계신 당원과 국민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의 표를 다 합치면 10% 채 안 되는 결과가 나오는데, 민심과 당심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이 한 만행들은 결국 역풍이 될 것"이라고 여론이 자신의 편임을 확신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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