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배부른 쏘카, 벌써 대기업 행세?…투자자에 IR북도 공개 안해
IR북, 기관투자자 설득용 핵심자료…개인은 못보나
"우버·그랩과 동종?"…고평가 논란 해소 관건인데
입력 : 2022-08-08 06:00:00 수정 : 2022-08-08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투자자들에게 기업설명회 발표 자료(IR북)를 공유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IR북엔 산업 분석 및 전망과 동종 기업들과의 비교 등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데 핵심이 되는 자료들이 포함돼있는데, 몸값 고평가 논란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쏘카가 정작 IR북을 공유하지 않고 있어서다. 대기업들은 IR북을 공유하지 않는 관례도 있으나, 쏘카는 적자 기업으로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유가증권시장 유니콘 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고평가 논란 쏘카, IR북은 공개 안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IR북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IR북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기관투자자 및 일반투자자 대상 설명회 때 발표하는 30~40페이지 가량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다. 투자 업계 선수들을 유치하기 위한 압축적 설득 자료인 셈이다. 주로 전방 산업이 어디이며, 밸류에이션 산정 시 참고한 피어그룹(비교그룹)이 누군지, 피어그룹과 비교해 어떤 우위가 있는지 등 투자자들의 기업 가치 판단에 핵심이 되는 자료를 담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발표 자료의 복사본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회 당일 배포하며, 파일 형태로도 배포하고 있다.
 
쏘카의 IR북 비공유 방침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IR북이 없으면 투자자들은 깜깜이로 투자하냐"며 "더군다나 쏘카는 대기업도 아니고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관 수요 예측에서 참패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도 쏘카의 IR북 미공유 등과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장에서는 쏘카의 사업이 기존 렌터카 기업과 비슷하면서도 피어그룹에선 시총 몸집이 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만 포함해 가격이 왜곡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그룹에서 롯데렌탈, SK렌터카 등 국내 렌터카 업체들은 제외됐다.
 
우버(Uber)와 그랩(Grab), 리프트(Lift) 시총은 각각 약 81조원, 18조원, 8조원에 이르는 반면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1조4000억원, 4000억원에 불과하다. 쏘카의 공모가 희망 밴드 기준 시총은 1조1436억~1조5136억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롯데렌탈을 제치게 된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쏘카가 글로벌 동종업계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렌탈업계 1위인 롯데렌탈이 쏘카에 투자한 것도 렌터카와의 차별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쏘카는 작년까지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적자 기업으로, 제1호 유가증권시장 유니콘 특례 상장 기업이다.
 
대기업이면 IR북 공유 안해도 된다?…정보 사각지대 우려
 
IR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 사이에선 상장 시 IR북을 공유하지 않는 관례가 있다. 전략 노출 우려, 경쟁기업과의 비교 등에서 민감한 정보가 배포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쏘카도 코스닥 시장보다 중견·대기업들이 많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한 IR업계 관계자는 "쏘카의 비즈니스 모델이 독특하다보니 IR북 배포에도 조심스러운 것 같다"며 "국내에 경쟁사가 없고 글로벌 피어 그룹만 있는 경우 그들과의 비교우위를 설명한 내용이 공개적으로 배포됐을 때 민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에게 설명한 자료가 일반투자자에게까지 전해지지 않는다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보 접근성 문제로 오히려 중소기업들은 IR북을 필수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한국IR협의회는 코스닥 시장에 직상장하는 기업들에게 반드시 홈페이지를 통해 IR북과 IR 설명회 영상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에게 공개한 정보를 똑같이 일반투자자들에게까지 공개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코스피 상장사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IR협의회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꼭 IR협의회에 자료를 올리게 하진 않고 있는데, 규모가 큰 기업들이다보니 자체적으로 IR 인프라가 잘돼 있고 투자자 풀도 있어서 굳이 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도 IR북 공유가 기업들의 개별 방침에 따른 것으로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고 있단 입장이다. 결국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들만 기관과 개인에게 형평성 있는 IR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쏘카는 오는 10~11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쏘카 관계자는 "(파일로 제공하지 않는)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간담회에서 보여준 내용이 다이며, 이번엔 IR북을 배포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며 "기업과 관련해 문의를 주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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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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