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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IPO 타이밍 '케이뱅크', 속내는?
카뱅 '신저가'에 투심 위축…거품 빠지는 인터넷은행
"여신확대 등 성장에 자본확충 필수"
2022-07-04 06:00:00 2022-07-04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예상 기업가치 대비 최악의 평가가 에측되는 현재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터넷은행 1위 기업 카카오뱅크(323410)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투심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향후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IPO를 완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5조5000억원대로 집계된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가 급락하는 등 인터넷 은행에 대한 투자 환경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카오뱅크가 KB금융을 제치고 금융주 1위에 오르는 등 플랫폼 기반 은행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올 들어서만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28조원에서 14조원 미만으로 반토막났으며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를 한참 밑돌아 3만원 선마저 깨졌다. 이에 작년 고평가를 받았던 인터넷은행 업계에 대한 가치 평가가 올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이례적으로 '매도' 의견까지 제시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 카카오뱅크의 주가에는 이미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반영돼있다"며 "은행 규제를 받고 있는 이상 은행의 성장 논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데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후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고 리포트를 통해 밝혔다.
 
토스뱅크의 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을 미룰 수 있단 소식이 전해진 점 역시 인터넷 은행에 대한 싸늘한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토스는 미지근한 시장 분위기에 1조원 규모의 프리IPO를 클로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준 혁신IB투자운용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급락하는 걸 본 투자자들은 케이뱅크가 잘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크기 때문에 IPO 시장에서 의미있는 기업이긴 하지만, 현재 장외 가치인 6조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케이뱅크는 시장에서 10조원까지도 평가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는 올 초 상장 계획을 앞당기는 결정을 했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작년 실적 성장세를 발판 삼아 올 초 상장 계획을 앞당긴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2019년 1008억원 순손실, 2020년 1054억원 순손실에서 작년 225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고객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여·수신 자산규모를 크게 늘렸는데, 특히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가 컸다.
 
회사는 공모 자금 용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고 있지만 영업 근간인 여신 확대와 IT 확충, 신사업 투자, 제휴 강화 등을 위해 자본 확충은 필수적이라는 관측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은 대출을 늘리려면 적정 자본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돈을 벌어서만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자본 확충의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IPO"라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까지는 성장에 문제가 없겠지만, 내년 이후 계속 성장하려면 언젠가는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준 대표 역시 "케이뱅크가 IPO를 미루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여신 등 사업을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게 중요하고, 1~2년 뒤라고 해서 시장이 더 좋을 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 이유에 대해 "상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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