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기지 오염 여전한데…용산공원 25일부터 시험 개방
용산공원 부지, 5월 25일~6월 6일 임시 개방
정부 "미군 이용했고, 위해도 저감 조치 병행해 문제없다"
다이옥신, 석유계총탄화수소 기준치 넘어서 '위험 수위'
오염 정화 비용 협상 청구도 문제
입력 : 2022-05-19 15:42:40 수정 : 2022-05-19 17:28:03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 인근 용산공원 부지를 이달 25일부터 일반 국민에게 시범 공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환경 문제를 무시한 졸속 개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미 미군 가족들과 학생들이 이용한 부지인데다, 토지 피복 등 위해도 저감 조치를 병행하고 있어 공원 개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하지만 일대의 유류·중금속 오염이 기준치를 넘어선 만큼, 국민 건강 위협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대통령 집무실 남측부터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에 이르는 용산공원 부지를 국민에게 시범적으로 개방한다고 19일 밝혔다. 시범 개방 되는 곳은 신용산역 인근의 장군 숙소, 대통령 집무실 남측 공간, 스포츠필드 등이다.
 
이번 시범 개방은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후 공원 조성에 반영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개방은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13일간 진행된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하루 5회(2시간 간격), 회당 500명 선착순 접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지점 별로 문화예술 행사와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또 방문객 중 일부 인원 일부를 대상으로 선착순 대통령 집무실 투어도 열린다. 국토부는 국민이 대통령 집무실에 친근감을 느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용산공원 개방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용산 미군 기지의 유류·중금속 오염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충분한 정화 조치 없는 개방은 자칫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가 지난 2월 반환된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환경오염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반환받은 주한미군 숙소 부지에서 기름 오염 정도를 의미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기준치의 29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원 개발 인근 부지인 A4a 부지에서는 다이옥신이 기준치의 최고 34.8배, 비소가 기준치의 39.9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발암 물질로 알려진 벤젠과 페놀류도 각각 3.4배, 2.8배를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토지 피복, 출입 제한, 이용 시간 제한 등 위해성 저감 임시 조치로 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토지 피복이란 오염된 토지 위로 잔디나 아스팔트 등을 덮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반환된 스포츠필드 등은 최근까지 미군 가족들과 학생들이 사용하던 시설로서 전문 기관의 위해성 평가에 따르면 평균적인 공원 이용 형태를 고려 시 임시활용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전한 이용을 위해 토사 피복 등을 통해 토양의 인체 접촉을 최대한 차단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분반환부지 임시 개방을 전후해 정기적으로 비산먼지 등 측정을 통해 위해도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이 같은 주장에 논거가 빈약하다고 강조한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다이옥신, TPH 등 검출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것은 결국 일대 위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장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될 만큼 사실상 공원 전역은 위험 지역으로 보여진다"며 "정부가 이에 대해 학교 부지, 숙소였기에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신수연 녹색연합 팀장은 "환경 오염 정화에 대한 충분한 검토는 거치지 않고, 토지 피복 등 임시 저감 조치를 시행하면서까지 공원을 졸속으로 개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국방부의 토양정밀보고서를 보면 용산미군기지 전역이 주거, 학교, 공원,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라는 점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정부가 정밀 조사를 통해 증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 처리 비용도 고민거리다. 국토부는 임시 조치에 필요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으로 정확한 비용 추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울타리 밖에서는 용산의 면적, 중금속 등 복합오염인 점을 감안해 대략 5000억~1조원 정도의 천문학적인 정화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신 팀장은 "용산의 경우 동두천과는 다르게 복합오염이 심각하고 면적이 넓어 정화 비용을 정확히 관측하긴 어렵다. 대략 5000억원에서 1조원 정도 되지 않을까 추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우리가 먼저 정화하고 협상을 통해 미군에 관련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정부 스스로 국민들에게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곳의 정화 비용을 과연 미군에게 어떻게 청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 인근 용산공원 부지를 이달 25일부터 일반 국민에게 시범 공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환경 문제를 무시한 졸속 개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진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공원 조성 부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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