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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열이형'이 달라졌어요…"버럭 강골검사' 이미지 탈피에 전력
차분하고 노련하게 '이웃집 형'으로 변신
2022-01-16 14:52:11 2022-01-16 16:07:43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해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시라.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환골탈태 의지를 보인 후,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의 달라진 면면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먼저 '석열씨의 심쿵약속'이라는 시리즈로 일주일 넘게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소확행' 공약을 벤치마킹했다. 16일 발표한 군 격오지 부대에 이동형 원격진료 확대나, 공공시설 유모차·휠체어 살균소독기 설치 확대, 수능 응시료·입학 전형료 세액공제 등 민심에 부합하는 공약들을 선보이고 있다.
 
'강골 검사' 이미지가 아닌 '동네 형' 같은 소탈한 모습도 자주 드러낸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출근길을 지하철로 이용한 후 "알고는 있었지만 출퇴근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며 연장선상에서 수도권 광역 교통망 확충 공약을 내놨다. 체험을 통해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2일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윤 후보는 지난 12일에는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 하태경 게임특별위원장과 함께 국내 e스포츠 대회 개막전을 관전했다. 1960년생인 윤 후보가 젊은층에서 인기인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규칙이나 게임 방법을 알리 만무했지만, 윤 후보는 응원 팻말을 들고 아들뻘인 게이머들의 경기를 즐기려고 애썼다. 윤 후보는 관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런 경기는 처음 봤는데 이 대표의 설명을 들어가면서 보니까 재밌게 봤다"며 웃었다. 또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오고 싶다"고 했다.
 
달라진 건 또 있다. 윤 후보의 가장 큰 변화는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 태도다. 윤 후보는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이 불거졌던 당시, 관련 질문이 나오면 격앙된 반응을 보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며 기자들을 나무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적절히 답을 피하는 노련함도 엿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울산 선대위 출범식 직후 부인 김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방송과 관련한 법원 판결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아직 판결문도 보지 못했고, 일정이 워낙 바쁘다 보니 그걸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며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1일 1백브리핑'을 지키는 등 언론과의 관계 회복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피하지 않고, 서툴러도 진정성을 다해 답변을 해주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적 이미지도 우호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계산이다.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추가 질문이 나와도 하나라도 더 받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윤 후보를 두고 그를 전담하는 기자(마크맨)들 사이에선 "성장형 캐릭터"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본인이 느꼈을 수도 있고, 주위의 많은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도 보인다"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아직은 윤 후보가 정책 발표 후 관련 질문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며 계속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선대본 개편 후 지난 10일간 엘리트 검사·정치신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를 펼쳤다/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갈무리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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