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주식 대량보유 공시 5%룰로는 부족하다
입력 : 2022-01-11 06:00:00 수정 : 2022-01-11 06:00:00
투자조합과 큰 손들이 ‘5%룰’(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5%룰은 상장기업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경우와 보유한 자의 지분이 해당 법인 주식 총수의 1% 이상 변동된 경우, 그 내용을 5일 이내에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투기적 펀드에 의한 기업사냥이나 기업 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각종투자조합들과 일부 상장사들이 5%룰의 맹점을 이용하고 있다. 전환사채(CB) 등의 대량 보유자들의 ‘블록딜’(시간외매매)이 대표적이다.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지분을 쪼갠 후 호재성 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부양한다. 이후 대량 매도를 통해 차익을 거두는 식이다.
 
상장사들의 CB 블록딜을 보면 5%룰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건축자재의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J사는 최근 CB의 주식전환을 앞두고 여러 차례 블록딜을 진행했다. CB는 발행주식의 33.05%에 달하는 물량이었다. 그러나 이 상장사는 이후 9곳의 투자조합 및 개인투자자들에게 CB를 블록딜로 모두 매각한다. 가장 많은 지분을 인수한 투자조합은 또다시 지분을 쪼개 매각한다. 결국 발행주식 대비 33%에 이르는 대규모 CB 발행에서 5%룰을 적용받는 곳은 단 한 곳도 남지 않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J사는 블록딜 과정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 호재성 자료와 공시를 지속 발행한다. CB의 주식전환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면 CB투자자들은 일시에 지분을 매도해 변동성을 키운다.
 
최근 쌍용차 인수 ‘먹튀’ 논란이 일었던 에디슨모터스도 5%룰의 허점을 이용했다. 에디슨모터스의관계사인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라는 호재로 주가가 급등했었다. 에디슨EV의 기존 최대주주 지분을 사들인 투자조합들의 지분율은 이후 급격히 낮아졌지만, 투자조합이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어 투자자들은 알 수 없었다.
 
먹튀 논란의 핵심은 투자조합의 주식 처분 여부를 알 수 없었던 정보 접근성의 문제다. 투자조합들은 주가가 급등했을 때 보유 지분을 팔았을 뿐 위법은 없었다.
 
금감원은 5%룰의 보고의무에 대한 과징금을 강화하고 관련절차 간소화에 나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다. 현재의 5%룰은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내 공시해야한다. 이마저도 국민연금 등 공적기금에 대해서는 월별 약식으로 보고한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정보가 도달했을 땐 이미 모는 상황이 종료된 이후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증시를 지지해왔던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지킬 수 있도록, 개인투자자의 정보접근성 확대가 중요한 시점이다. 5%룰의 허점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제도 강화와 즉각적인 공시가 이뤄져야한다. 
 
박준형 증권부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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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