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술도녀’ 이선빈, 여우 줄 알았는데 곰 같은 배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지 않아”
입력 : 2021-12-04 00:00:01 수정 : 2021-12-04 00:00:01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이선빈은 그간 전문직 캐릭터를 주로 연기를 해왔다. 그렇다 보니 조금은 차가운 이미지로 대중에게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술꾼도시여자들을 통해 자신의 본래의 성격과 비슷한 털털한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여우 같은 분위기보다는 곰 같은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준 이선빈은 실제로 곰 같은 우직함이 마음 깊이 자리 잡은 배우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은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대학 시절 첫사랑부터 사회 초년생의 고단함실직과 이직부모와의 사별 등을 통해 진짜 어린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공감을 얻었다이선빈은 극 중 예능 작가 안소희 역할을 맡았다.
 
이선빈은 드라마의 대본을 보자마자 잘 될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그는 “TV 드라마를 하다가 OTT 오리지널을 처음 하게 됐다. 시청률 집계가 아니다 보니 잘 될지에 대한 부분이 애매했다. 하지만 대본을 보고 네 명의 캐릭터가 다 재미있어서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잘 될지에 대한 부분은 몰라도 OTT만의 강점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단다. 이선빈은 OTT의 강점으로 날 것,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많이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드라마의 인기를 주변 지인들의 제보로 실감을 했다는 이선빈이다. 그는 실감을 못하다가 주변 지인들이 그렇게 제보를 해줘서 실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깃집에서 술도녀이야기를 한다. 지하철에서 술도녀를 보고 있더라. PC방에 와서 게임을 안하고 술도녀본다 등 지인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이런 제보를 받고 드라마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이선빈은 대중의 이미지가 바뀌게 됐다고 기뻐했다. 그는 그간 작품에서 맡은 캐릭터도 그렇고 차갑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니까 나에 대해 파는 분들이 생겼다. 그러면서 이제는 털털한 모습을 알아봐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가식에 갇히는 걸 못 견뎌 했다. 여배우라면 이미지를 챙겨야 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성격이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이선빈은 안소희라는 인물이 자신과 너무 닮았다고 했다. 그는 대본을 읽을 때 소희의 말투나 상황이 이해가 되는 것으로 봐서는 나와 비슷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맡은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로 다들 나를 지목하더라. 내가 봐도 밝은 모습, 털털하고 장난끼 많고 웃긴 거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술꾼도시여자들 이선빈 인터뷰.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이선빈은 처음 작품을 들어갈 때 여배우만 셋이라서 걱정을 했단다. 그는 아무래도 여배우만 셋이다 보니 예민할 수도 있고 그래서 걱정이 됐다. 감독님도 내가 막내이고 성격이 털털하니까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보라는 특명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세 친구의 이야기다 보니 다들 친해져야 더 작품의 분위기가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모두가 그렇게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처음 리딩을 하고 밥을 먹으면서 이미 서로에게 편안해진 상태였다고 했다.
 
이선빈은 이러한 친밀함을 연기하면서도 느꼈다고 했다. 소희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을 3일 동안 찍었다는 이선빈은 잘못 표현하면 이런 일을 겪은 분들, 겪고 있는 분들, 앞둔 분들 모두를 기만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소희의 감정이 모두 다르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3일 동안 촬영을 하면서 정말 3일장을 치르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체력이 떨어지고 힘을 빼고 연기가 가능해졌다그리고 연기를 하다 보니 지연, 지구가 보이는 게 아니라 한선화, 정은지가 이선빈에게 이겨내야 한다고 해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덕분에 느끼게 된 감정으로 인해 좀 더 다양한 감정을 담은 눈물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단다.
 
이선빈은 장례식장 장면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특별 출연한 박영규를 상대로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라고 했다. 그는 대사량이 장난이 아니었다. 툭 쳐서 나오게 하지 않으면 표정, 운율, 억양, 사투리를 제대로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2주 넘게 연습을 했다. 걸어 다니면서도 중얼중얼 대사를 외우고 친구들에게 시험 보듯 여러 번 테스트를 봤다고 했다.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 선생님 앞에서 어떻게 하나 싶었다. 결국 감독님에게 맥주 한 캔을 달라고 부탁해 술의 힘을 빌어 했다. 북구(최시원 분)가 휘청거리는 소희를 잡아주는 장면을 찍을 때 시원 오빠가 나한테서 술 냄새가 났다고 하더라고 했다. 또한 “NG 없이 한 번에 갔다. 박영규 선생님도 흡족해 주셨다. 그리고 매번 본인이 카메라에 나오지 않으셔도 리액션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술꾼도시여자들 이선빈 인터뷰.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이선빈은 자신을 두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자존감이 낮은 게 아니라 작품에 진심이라서 내 스스로가 낮아 보이는 것이다배울 것도 많고 여전히 촬영 현장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너무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작품의 흥행 여부가 본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작품이 잘 되고 안 되는 것에 눈을 돌릴 여유도 없었다. 당장 내 눈앞에 주어진 대본을 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OTT 첫 도전에 성공한 만큼 글로벌 OTT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도 하다. 하지만 이선빈은 단호했다. 그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지만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선빈은 고등학생 시절 뮤지컬을 위해 천안에서 혜화까지 왔다 갔다 하며 극단 생활을 하기도 했고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프리랜서 모델, 단역 배우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이렇다 보니 이선빈은 인생은 어차피 생각하는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는 게 자신에게는 최선이라고 했다.
 
그래도 내 작품이 조금 더 대중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택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말에도 이선빈은 흥행 측면에서 잘 되든 잘 안 되든 모두 소중한 내 커리어라고 했다. 이선빈은 조금은 쉽게 갈 수 있는 요령보다는 묵묵히 내게 주어진 바를 해내는 것, 그리고 작품마다 만나게 되는 소중한 인연이 돈을 많이 벌고 잘 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배우다
 
술꾼도시여자들 이선빈 인터뷰.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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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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