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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카카오뱅크 vs 카카오페이, 금융주 왕좌 두고…집안싸움 '격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시총 차이 3조대로 좁혀져
카카오페이, 코스피200 조기편입 이슈 소멸되는 내달 10일 분수령
2021-11-29 06:00:00 2021-11-29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금융주 1위 자리를 둘러싸고 카카오그룹내 금융회사인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의 대결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적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코스피200 지수 조기 편입이란 호재를 받아든 카카오페이의 주가 상승세가 매서운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두 회사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프/뉴스토마토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지난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32조4000억원, 29조원으로 시총 순위는 1,2위를 기록했다. 장중 카카오페이가 10% 넘게 오르며 1위 자리를 시총 격차가 2조원 안팎까지 위협했지만,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시총 격차는 3조2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융회사의 시가 총액 순위에서 상장 이후 1위를 유지하던 카카오뱅크의 아성을 카카오페이가 위협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상장 첫날 급등하면서 장중 한때 카카오뱅크 시총을 넘어서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장중 27%대 급등했는데 반해 카카오뱅크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해서다. 당시 시총 차이는 3조원 가량이었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주가 변동폭이 커지면서 위협적인 모습이 없었지만, 최근 한국거래소의 코스피200 조기 편입 결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 급등 양상을 나타냈다. 최근 나흘 동안 상승폭은 30%대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금융사 시총 1위는 유지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의 기세가 상당한 만큼 당분간 금융주 시총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이후 2위 자리를 내준 금융지주 3위인 KB금융은 23조원대에서 횡보세를 나타내면서 눈에 띄는 주가 흐름은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경쟁 구도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두 회사 모두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사업 영역이 겹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동시에 제휴 카드, 연계 대출 등을 중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고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결제와 송금 인프라를 토대로 대출·보험·카드 등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만 실적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우위에 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매출액은 2772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11억8100만원으로 58.4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520억원으로 28.0% 확대됐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매출액이 1149억1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0% 늘었지만 여전히 카카오뱅크에 못 미친다. 이익면에서도 카카오페이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3분기 영업손실은 10억1700만원으로 적자로 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도 18억8600만원으로 집계돼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카카오뱅크의 현재 목표주가 평균치는 7만2400원으로 5개 증권사에서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10대와 40~50대 등 연령대별로 순증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객 기반 확대를 발판으로 한 플랫폼 사업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에는 현재 증권사의 투자 판단을 담은 분석보고서가 없는 상황인 반면 주가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은 나오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카카오와 알리페이 지분을 제외하면 유통가능한 주식비중이 약 10% 안팎에 불과해 단기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2022년 금융 플랫폼으로 한단계 도약할 카카오페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의 급등이 코스피 200 조기 편입에 따른 결과인 만큼 조기편입 재료가 소멸되는 내달 10일 이후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 지분 관련 유동비율 하회 이슈로 편입 실패 우려도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특례 편입에 성공했다"면서 "최근 주가 상승은 해당 이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지만 정기편입이 진행되는 일자를 기준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재료소멸에 따른 경계심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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