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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뱅, 금주 '업비트'에 실명계좌 제공 재계약
23일 계약종료 전 이뤄질듯…계좌 못받은 중소 코인거래소 폐업 수순
2021-06-21 06:00:00 2021-06-21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케이뱅크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맺은 실명계좌 제공 계약 만료시점이 임박하면서 이번 주 중 재계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이 자금세탁 방지 의무 등 강화된 규제 등을 근거로 중소거래소에 대해선 은행 실명계좌 제공을 반대하고 있는 만큼, 코인 시장은 대형거래소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투자자에게 제공했던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실명계좌) 및 출금 전용 계좌를 통한 입출금 서비스는 23일쯤 만료된다. 케이뱅크는 계약 내용과 갱신주기는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고 자금세탁 및 불법 자금 조달 방지를 위한 실사를 6개월마다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재계약과 관련한 내용과 일정은 비공개 사항이며, 재계약 여부도 당장 밝힐 수는 없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불법 영업을 막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및이용등에관한법(특금법)이 9월 시행을 앞두면서 은행들의 관리 부담이 커진 상태지만, 시장에선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재계약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내부적으론 암호화폐 시장 활황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케이뱅크는 수신 잔액을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간 8조4000억원을 확보했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1조2000억원대 유상증자에도 성공했다. 외부적으론 정부가 지난달 은행업 주관 부서인 금융위원회에 암호화폐 거래소(가상자산 사업자)의 관리·감독 책임을 함께 부여한 점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행여 거래소 원화 거래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항의가 빗발칠 것"이라면서 "당국 내부에서도 빠른 시장 안정을 위해 다른 일을 제쳐두고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현재 코빗과 거래를 맺고 있는 신한은행, 빗썸 및 코인원과 제휴 중인 농협은행도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음 달 중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재계약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예비평가 중이고 이를 통해 위험기준 등을 확정해 계약 여부를 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 4개 거래소 외에 은행들이 추가로 실명계좌를 제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거래소 거래를 통해 얻는 득보다 이들이 규제를 지키지 못할 경우 나눠야 할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1분기 업비트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50억4100만원에 불과하다. 반대로 은행들은 자금세탁 방지 등 국제적 기준을 맞추는 데만 매년 수백억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고객 확보에 절실한 케이뱅크와 달리 여타 시중은행들이 거래에 목을 맬 필요가 적다. 실제 업비트는 지난해 기업은행과의 제휴를 마치고, 케이뱅크와 새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방은행도 이를 꺼리기는 마찬가지다. 
 
금융당국도 관리편의를 위해 은행의 타거래소 계좌 제공을 사실상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실명·입출금 계정을 반드시 개설해야 한다. 아울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대표 및 임원 금융관련 법규 위반유무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암호화폐 거래업체 60여 곳 중 ISMS 인증을 받은 곳은 20곳에 불과하다. 
 
케이뱅크가 이번주 업비트와 재계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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