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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이라크 북부 찾아 전쟁 피해자들 위로 나서
2021-03-08 07:16:19 2021-03-08 07:16:19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황 중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폭력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전쟁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7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 외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라크 북부 도시들을 찾아 이 같은 행보를 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사흘간의 이라크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이른 아침 IS와의 전쟁 과정에서 파괴된 4곳의 교회가 인접한 모술 광장에서 평화로운 공존을 호소했다. 모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공동체 중 하나로 지난 2017년 미군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 정부군이 탈환하기 전까지 IS 테러 조직의 최대 거점이었다. 이 때문에 모술이 속한 이라크 북부 니나와주(州)에선 IS의 공격으로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이주해야 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교황은 "문명의 요람이었던 이 나라가 그토록 야만스러운 공격으로 피해를 보고 고대 예배소들이 파괴되고, 수많은 무슬림과 기독교인, 야지디족 등이 강제로 이주당하거나 살해된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라며 IS의 대량 학살과 납치, 성노예 대상이 됐던 야지디족의 역경을 언급했다. 또 "하지만 오늘 우리는 형제애가 형제 살해죄보다 더 오래 가고, 희망이 증오보다 더 강력하며, 평화가 전쟁보다 더 위력적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황은 지난 2015년 난민선을 타고 가다 익사한 시리아 난민 아이 알란 쿠르디의 부친 압둘라 쿠르디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알란이 터키 남서부 해안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고 이는 전 세계에 난민의 비극을 일깨우는 상징이 됐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여러 차례 전쟁 피해를 본 이라크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이라크에서 2천 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기독교 신자의 수는 2003년만 해도 150만명에 이르렀지만, 이들의 수는 점차 줄어 최근에는 인구의 1%에 불과한 약 40만명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출생지로 여겨지는 이라크 남부 우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종교간 관용과 우호를 호소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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