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낮추려는 미국…셈법 복잡해진 반도체 업계
바이든,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 지시…동맹국과 중국 숨통 조인다
"중국 비중 줄면 한국 수혜 기대"vs"중국과 틀어질 우려" 교차
입력 : 2021-03-02 06:01:09 수정 : 2021-03-02 06:01:09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면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자칫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반도체 칩,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의 공급망에 대해 100일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이 특히 강조한 것은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다. 이날 바이든은 반도체를 직접 들어보이며 "반도체 칩은 머리카락의 1만분의 1보다 더 얇지만 여기엔 트랜지스터(반도체 소자) 80억개 이상이 들어 있다"며 "반도체 칩 공급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미국인 근로자의 근무 시간이 감소했다"라며 공급망 개선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5월 중국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을 받도록한 것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을 완전히 포위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에 의존하면 무역보복 수단으로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반도체 등의 미국 공급망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칩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정비에 들어가면서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견제해 미국내 자체 생산 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 비중을 줄인다면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 대만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이 자칫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기업의 전체 수출액 992억달러 중 대중국 수출액이 339억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느릇이다.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을 압박하기 위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기업에게 중국내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나라 입장에서 중국이 반도체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완전히 외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바이든의 행정명령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일 수록 미국의 대중국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대만 TSMC가 중국 기업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지만 중국이 대만에 제재한다는 등의 특별한 움직임은 아직 없다"며 "미국을 선택하면 중국에 등을 돌린다는 주장은 이분법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공급망을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공급망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정책 방향 살피고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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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라

반갑습니다. 산업1부 최유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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