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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정부 손길 필요한 '중형조선'
2020-12-02 06:00:00 2020-12-02 06:00:00
코로나19 여파로 수주가 부진했던 대형 조선사가 연말에 뒷심을 발휘하며 수주 릴레이를 이어간다.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형 액화천연가스(LNG)프로젝트도 대기 중이다. 연말까지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문제는 말라가는 중형조선소다. 대형선 발주도 크게 줄었지만 중형선은 더하다. 오죽하면 업계가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었던 2016년보다도 물량이 없다고할 정도니 말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형조선소가 올 3분기까지 수주한 선박은 14척뿐이다. 수주부진으로 수주액도 5억100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했다. 수주한 선종도 탱커 12척과 컨테이너선 2척으로 탱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수주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정부의 금융지원을 등에 엎은 중국 조선소는 턱없이 낮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수주가격이 건조 원가보다 높아야 한다'는 정부의 수주가이드라인을 지키기는 더욱 어렵다. 
 
중형조선소 관계자는 "중국이 건조 가격을 너무 싸게 내고 있어 수주협상이 힘들다"면서 "건조의향서를 체결하고 있지만 수주로 연결되지 않는 프로젝트가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년 3분기까지는 시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일감이 줄고 있지만 환경을 개선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중형조선소의 일감 부족 사태가 내년에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터져나온다. 대선조선은 수주 부진으로 건조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임직원의 급여를 삭감했다. STX조선해양은 2018년 6월부터 생산직 470명 전원이 6개월씩 순환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국내 중형조선소의 수주경쟁력이 약화될수록 중국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이 뻔하다. 
 
특히 업계는 그간 정부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산경장)회의를 열고 중형조선소 회생 방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했지만 당장은 관련 회의 일정이 없다. 
 
결과적으로 중형조선소는 시황이 개선되길 기다리며 최소 반년 이상은 자력으로 버텨야 한다. 중형조선소 일감부족으로 조선기자재업체와 지역사회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중형조선소 정상화 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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