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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테스형! 그랜저가 왜 이래 많이 팔려?

2020-10-07 20:45

조회수 : 1,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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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내수 자동차 판매실적을 보니 역시나 그랜저의 초강세가 이어졌습니다. 그랜저는 9월에만 1만1590대가 팔리면서 누적 11만3810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랜저는 작년 10만3349대로 1위를 차지했었는데 올해는 9월까지 실적만으로도 작년 1위 기록을 넘어서버렸습니다. 2위 그룹을 보면 K5(6만6716대), 아반떼(6만3570대), 쏘렌토(6만2622대) 정도인데, 그랜저의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준대형 세단이 월 1만대 이상 판매되는데 그렇다고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엄청 큰 것도 아닙니다. 현대차, 기아차를 제외하면 9월 쌍용차 8208대, 르노삼성 5934대, 한국지엠 6097대입니다. 한 메이커가 한 달 전체를 판매한 것보다 그랜저 한 차종의 실적이 훨씬 높은 셈이죠. 
 
사진/현대차
 
그랜저가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올해도 사실상 확정이라고 보면 4년 연속 1위에 오르게 됩니다. 이 정도면 아반떼, 쏘나타도 아니고 그랜저가 왜 이렇게 인기인지는 테스형(?)한테 물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무리 그랜저가 주변에서 많이 보이고 예전보다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해도 쉽게 구입을 결정할 정도의 금액은 아닙니다. 2.5 가솔린 기준 엔트리급인 프리미엄 트림은 3294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익스클루시브 3681만원, 캘리그래피는 4108만원입니다. 캘리그래피 풀옵션을 하면 4427만원까지 올라갑니다. 보통 그랜저를 구입하는 금액대를 보면 3000만원 후반~4000만원 초반대로 보입니다.  
 
사진/현대차
 
테스형이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을 것 같으니 제가 한 번 생각해봅니다. 우선 엔트리 트림만 해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차로 유지 보조 등 지능형 안전 기술이 기본 적용됩니다. 
 
또한 전좌석 열선시트, 뒷좌석 고급형 암레스트, 듀얼 풀오토 에어컨, 공기 청정 시스템, 오토 크루즈 컨트롤,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주차 거리 경고, 12.3인치 내비게이션 등도 포함되구요. 
 
74만원을 투자하면 프리미엄 초이스 트림만 해도 앞좌석 통풍시트가 추가됩니다. 그냥 엔트리 트림에 현대 스마트 센스1(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또는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1(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플래티넘(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 중 한 개만 옵션으로 골라도 웬만한 건 커버됩니다. 
 
사진/현대차
 
쏘나타, K5, 말리부, SM6 등 중형 세단을 사느니 조금만 돈을 더 투자해서 그랜저 프리미엄 트림 + 옵션 1개만 해도 훨씬 만족도가 높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중형 플옵보다 그랜저 + 옵션 몇 개가 낫다는 거죠. 
 
게다가 그랜저에서 좀 더 레벨을 올리면 제네시스 G70, G80 라인으로 올라가는데, 여기는 G80만 되도 가격대는 5000만원을 확 넘어갑니다. 접근성이 확 높아지는 거죠. 같은 준대형 라인인 K7은 3만3000대 수준으로 그랜저에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사진/현대차
 
즉, 그랜저라는 상징성에 중형보다 조금만 더 투자하면 준대형을 살 수 있다는 실리적인 계산, 제네시스나 수입차 라인업으로 가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됐다고 봅니다. 과거 그랜저는 사장님차의 이미지였지만 최근에는 고객층이 30대, 40대로 확대된 점도 있겠구요. 물론 택시로 판매되는 물량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그리고 그랜저가 9월까지 11만3810대 판매됐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2만7937대로 집계됐습니다. 월 평균 3000대 수준입니다. 토요타, 렉서스 하브 모델의 일부 수요가 일본 불매운동 여파 등으로 그랜저 하브로 이동한 가능성도 생각해봅니다.  테스형까지 소환할 정도로 여러 요인들을 거론해봤는데, 이런점들을 감안해도 그랜저의 엄청난 인기는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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