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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거대 플랫폼 명과암)모든 것이 네이버로 통한다…시장 종속 우려 커져

2020-08-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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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 전자기기 판매 기업 A사는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뒤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네이버에서 모니터와 키보드 등을 검색해 자사의 스마트스토어로 유입된 고객들이 많았다. A사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네이버를 쓰다보니 다른 쇼핑 플랫폼보다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판매량이 높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 최근 변호사 커뮤니티의 화두는 네이버다.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의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놓고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일반 국민들이 손쉽게 법률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강력한 플랫폼 파워를 내세워 모든 영역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며 각종 서비스들을 종속시키려 한다는 우려다. 
 
검색 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검색·이메일·카페·블로그 등 일반적인 포털이 하는 것은 기본으로 갖추고 플랫폼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했다. 네이버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서비스의 주요 영역만 봐도 △검색·참고 △뉴스·스포츠 △금융·생활 △엔터테인먼트·문화 △커뮤니티 △어학사전 △쇼핑 △쥬니버 △설치형(툴바·백신 등) △기능도구(QR코드·오피스·문자메시지) 등으로 다채롭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센터 홈페이지 캡처 화면
 
서비스·소비자 이어주는 접점 역할
 
네이버는 각종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서비스들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둘러볼 필요없이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비교할 수 있어 편리하다. 쇼핑이 대표적이다. 가령 컴퓨터 모니터를 저렴하게 사려면 오픈마켓·소셜커머스·쇼핑몰 등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포털은 한방에 해결한다. 원하는 모니터의 모델명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온라인 최저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네이버쇼핑은 다른 플랫폼보다 선호도가 높다. 네이버쇼핑의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판매를 하고 있는 한 전자기기 업체 관계자는 "다수의 고객들이 네이버에서 먼저 상품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했다"며 "스마트스토어는 다른 쇼핑 플랫폼보다 수수료율이 낮고 정산이 빨라 판매자 입장에서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 입장에서도 네이버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네이버에서 소프트웨어 이름을 검색하고 소프트웨어 정보를 클릭하면 네이버 소프트웨어 페이지로 이동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작은 개발사에게는 네이버 소프트웨어 페이지가 사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중요한 접점"이라며 "별도의 다운로드 프로그램 없이도 소프트웨어를 받을 수 있어 추가 설치를 꺼리는 사용자에게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거대 플랫폼 효과 있지만…종속 우려
 
효용성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존재한다. 거대 포털 플랫폼에 언젠가 모든 서비스가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변호사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논란이 된 '지식인 엑스퍼트' 서비스에 대해서는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긍정적·부정적 반응이 함께 나왔다.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은 네이버와 같은 거대 플랫폼으로 인해 시장이 커지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한 변호사는 "네이버가 시장에 들어오면 얼리어답터뿐만 아니라 일반 보수적 소비자들도 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아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식인 엑스퍼트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른 변호사는 "네이버는 자신들이 지식인 엑스퍼트로 얻는 매출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트래픽 유입과 광고 게재 등의 부수적 이득이 없을 수 없다"며 "법리적으로 봤을 때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네이버가 법률 자문 서비스 시장도 거대 플랫폼으로 장악해 시장이 종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로부터는 스마트스토어의 효과를 얻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들 중에서는 60대 이상도 많은데 이들은 스마트스토어 등 IT 서비스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의 효과 자체에 대해서만 홍보할 게 아니라 더 다양한 연령대의 사업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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