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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보증대출 은행 쏠림 심각…"저축은행 전용상품 도입 필요"

제1회 저축은행 서민금융포럼…"1금융 통한 비중 90% 상회"

2020-07-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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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공적 보증 대출의 은행 쏠림이 심각해 서민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민과 영세상공인 등에게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서민금융업 전용 보증대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저축은행중앙회 박재식 회장이 23일 오전 제1회 저축은행 서민금융포럼 행사 시작에 앞서 주제발표자와 패널토론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생빈 중앙회 금융본부장, 엄창석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 김종훈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 한종관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이기영 경기대학교 교수, 김상택 서울신용보증재단 사장,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 사진/저축은행중앙회
 
23일 저축은행중앙회가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제1회 저축은행 서민금융포럼'에서 서민금융기관의 보증대출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포럼에선 서민과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적 보증대출 상품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공적 보증대출의 상당수가 시중은행에서 시행돼 서민들의 접근이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영세상공인에게 공적인 보증을 통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행 공적보증제도는 신용보증기금 등 3곳에서 운영하는데, 서민금융기관에 보증을 제공하는 곳은 지역신용보증 1곳에 불과하다. 보증대출 실행 실적도 미미하다. 지난 2015년 기준 '업권별 보증공급 현황'을 보면 시중은행을 제외한 제2금융기관 등에서 제공된 보증금액은 580억원으로, 이는 전체 금액(2조2815억)의 2.5%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 2019년 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총액 65조원 중 보증대출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4%(4조8146억) 수준이었다. 그나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햇살론' 취급 뒤 보증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기존에는 거의 취급되지 않았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지역신용보증 재단만 서민금융기관 대출 이용에 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나 실적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민의 접근성이 높은 2금융권에서 보증대출 취급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이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저축은행 전용 보증대출 상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별도 출연한 출연금융기관에서만 이용되는 보증대출 상품을 만들어, 저축은행 고객에 특화된 상품을 선보이자는 구상이다.
 
낮은 보증비율을 적용한 대출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안됐다. 상대적으로 보증비율을 낮추면 높은 금리 부과가 가능해져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도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보증대출의 보증한도는 85%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신용을 가진 차주에게만 제공되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보증대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대면 전용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서민금융기관 전용 상품인 만큼 원가를 낮춰야 대출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는 "금융회사에서 보증대출을 취급하는데 업무 절차가 번거롭거나 대출신청부터 심사 약정까지 자동화될 수 없다면 업무원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원가를 낮춰야 대출 상품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경진 동원제일저축은행 대표이사는 "햇살론은 비대면 전자약정이 안 돼서 고객 편의성 저하가 심각한 데다, 비용 전가가 크다"며 "반대로 말하면 비대면 전자약정이 되면 그만큼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서민 맞춤형 보증상품 신규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안정적인 서민금융 공급기반 마련을 위한 서민금융 재원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업권별 특성에 맞는 신규 서민금융상품 출시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종훈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정부는 전체적인 틀에서 보증기관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시장 확대 등의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의견을 청취해서 중금리 대출 확대 및 저축은행 합병 등에 관한 종합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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