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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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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별 수사'가 내부 불신 키웠다

검언유착 수사팀과 정면 충돌…"무리한 수사" 누적 불만 표출

2020-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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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공모해 협박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놓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극한 대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 등 일부 논란이 된 사건에서 쌓인 검찰 지휘부에 대한 불신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30일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해 달라",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총장이 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후 진행된 절차에 대한 사실상의 반발이다. 대검은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하라"면서 단박에 거절했다.
 
그동안 조국 전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 등 윤 총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이후 진행된 주요수사는 표적 수사, 별건 수사 등의 지적이 제기될 만큼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패스트트랙 관련 국회법 위반 의혹에 대한 수사 등과 비교되면서 이른바 '선택적 수사'란 비판도 꾸준히 나왔다.
 
검찰은 조 전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기 전 전방위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4개 특수부 검사들이 투입됐다. 조 전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 당일에는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하기도 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검찰 개혁을 내세운 조 전 장관의 취임을 막기 위해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수사와 관련해 최강욱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한 과정에서는 이번 검언 유착 사건과 유사하게 검찰 내부에서 의견이 갈린 상태에서 처분이 이뤄졌다. 
 
당시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검사 등 수사팀은 법무부의 중간 인사 발표 30분 전인 지난 1월23일 오전 9시30분쯤 '소환 조사 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성윤 지검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윤 총장의 지시로 송경호 3차장검사에게 결재를 받아 최 비서관을 기소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처분을 '날치기 기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도 지난해 5월 고발된 후 수사의 진전이 없다가 조 전 장관 가족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그해 11월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된 것을 두고 당시 한창 추진 중이던 검찰 개혁법안을 방해하기 위한 동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비판과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지난 2월3일자로 단행된 고검검사급 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한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 조 전 장관 가족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 유 전 부시장 감찰 의혹 수사를 지휘한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 등으로 좌천됐다.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소위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는 특수부 간부들이 주요 보직을 가져가 불만인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이렇다 할 수사 결과도 없었다"면서 검찰 인사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분위기가 지배했다. 
 
특히 중간 간부 인사 전인 1월23일자로는 윤 총장의 최측근이자 조 전 장관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검사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됐다. 한동훈 검사장은 검언 유착 의혹 수사의 피고발인 중 한 명으로, 이번 수사자문단 소집이 윤 총장의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언련은 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직후인 지난달 21일 성명에서 "채널A 협박 취재와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은 언론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 명백한 범죄이자 비뚤어진 검찰 권력과 언론 권력이 불법 행위를 공모한 것이 그 본질"이라며 "이러한 시기에 대검이 무리하게 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것은 일선 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전을 통해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보호하려는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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