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태

"무용지물 가이드라인"…유료방송 과점, 송출수수료 해법은

"과점 해결할 구조 개선 필요"…홈쇼핑 업계, 공공입찰 시스템 등 제안

2020-01-08 15:45

조회수 : 1,56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료방송 합병에 따른 과점 우려로 정부가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정했으나 홈쇼핑 업계는 무용지물이라며 불만이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해를 넘겨 합의된 송출수수료 협상 결과가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홈쇼핑 업계는 유료방송 과점에 따른 우위가 협상과정에서 작용했다며 가이드라인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한 홈쇼핑 업체의 방송 장면. 사진/뉴시스
 
8일 업계 및 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홈쇼핑 송출수수료 산정 등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개선해 본격 시행에 나선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안에는 대가산정 요소 범위 구체화, 협상 지연 방지 등의 근거가 마련됐다. 홈쇼핑방송을 통해 구매 가능성이 적은 법인가입자를 '유료방송 가입자 수'에서 제외하는 등 더 객관적인 방식의 송출수수료 산정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특히 송출수수료 둘러싼 사업자 간 분쟁이 생길 경우 외부전문가가 참여해 적정성을 검증하는 '대가검증 협의체'도 만든다. 
 
하지만 홈쇼핑 업계는 가이드라인을 고쳐도 구조적인 과점 문제를 개선하기 어렵다며 회의적이다. 여전히 송출수수료 계약상 사적 계약 원칙이 우선시 되는 데다, T커머스 업체와의 선순위 채널 경쟁이 해마다 심화돼 송출수수료 인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IPTV와 케이블TV 업체의 인수·합병으로 협상 지위력이 커진 것을 상쇄시킬 대안인지는 실제 적용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홈쇼핑 방송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업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선 송출수수료 논란을 줄일 다른 해법을 제안한다. 우선 '송출수수료 상한제'가 거론된다. 송출수수료 상한제는 임대료 상한제와 같이 방송의 공공성을 고려해 일정 기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상한의 범위를 두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부에선 송출수수료 인상을 규제하는 게 시장경제 원리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전파라는 게 공공재라는 명분이 있지만 시장경제 측면에서 상한제를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또한 상한제가 오히려 높은 송출수수료율을 부과하는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연번제'도 송출수수료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제시되는 방법 중 하나다. 연번제는 홈쇼핑 카테고리를 묶어 일정 번호대에 배치하는 것으로, 지난 2015년 국회 등에서 도입이 검토된 바 있다. 지상파, 종편 등 인근 채널을 넘어가며 홈쇼핑 방송을 보게 되는 '재핑 효과'의 격차를 줄여 송출수수료를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홈쇼핑 업계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어 도입이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송출수수료 계약상 부작용을 줄이는 '공공입찰 시스템'을 적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홈쇼핑이 공동으로 입찰을 진행해, 타사 인상률에 따라 가격을 높이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방법이다. 앞서 업계에선 타사 업체의 입찰 가격을 알려 가격 인상을 유도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기도 했다. 최재섭 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공공입찰 기구에서 한번에 입찰을 하면 치팅(부정 행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송출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내쉬 협상' 모형을 활용하는 방식의 해법도 제안된다. '내쉬 협상' 모형은 모든 유료방송 사업자의 송출수수료 총액을 정한 뒤, 홈쇼핑 사업자별 세부금액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유료방송사업자가 제시한 번호에 대해 각 홈쇼핑사가 상대적 가격을 입찰하면 높은 순서대로 채널 번호를 낙찰받게 된다. 이 방법은 송출수수료 총액이 고정된 상태에서 각 번호의 상대적 가격을 입찰하기 때문에 과도한 수수료 상승을 막을 수 있다.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내쉬협상 모델은 S급 번호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나머지 번호의 가격이 낮아져 매력도가 상승한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 김응태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