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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협업 나서는 차업계)5G 시대 맞아 자동차-전자·통신업계 자율주행 ‘맞손’

현대모비스, KT와 C-V2X 분야 협업…미래 먹거리 확보 의도도

2019-1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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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시험차 두 대가 순차적으로 자율주행을 시작한다. 선행차량이 카메라, 레이더 등 자율주행 센서를 통해 확보한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지도에 반영돼 후행차량에 전달된다. 선행 차량이 샛길로 들어서 공사구간을 발견하고 멈춰서자 후행 차량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 경로를 실시간으로 수정해 우회 주행한다.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차 주도권을 위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도의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자동차가 각종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차량과 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5G 등 통신 기술이 발달하고 자동차 업계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협력에 나서면서 자율주행 분야가 진화하고 있다. 
 
두 업계 간 협업 사례로는 현대모비스와 KT 간 5G 커넥티드카 기술 공동 개발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양사는 지난해 8월 ‘5G 기반 커넥티드카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KT가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 5G 인프라를 구축했다. 올해 1월부터 양사는 이동통신기반 차량 사물 통신(C-V2X)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C-V2X 기술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차량과 인프라, 다른 차량, 보행자 등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시스템이 완전히 주도권을 가지는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필수기술로 평가받는다. 
 
지난 22일, 현대모비스와 KT가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기술 시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험차 ‘엠빌리’의 센서를 통해 교통 정보를 수집하고 이 중 주행에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를 추출해 서버로 송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T는 엠빌리에 장착되는 5G 단말기와 5G 통신 기지국 간 연결을 지원했다. 양사는 지난달 22일 ‘기술협력 성과 시연회’를 통해 △실시간 정밀맵 업데이트 △공사구간 회피 주행 △선행차량 급정거 충돌 방지 △위급상황 5G 비디오 스트리밍 △보행자 인지 등 5가지 시나리오를 시연했다. 
 
양사가 협업에 나선 이유로는 각자 잘하는 영역을 융합하면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와 통신 업계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의도도 있다.
 
KT 관계자는 “5G 기반 자율주행의 기술적인 부분은 계속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자율주행을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통신을 해야 하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KT가 담당할 영역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LG전자와 협업을 통해 최근 국내 최초로 대형트럭 고속도로 군집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대형트럭 군집주행은 여러 대의 화물차가 줄지어 함께 이동하는 일종의 자율주행 운송 기술이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군집주행용 통신기술인 V2V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현대차가 지난 12일 대형트럭 군집주행에 성공했다. 이 트럭에는 LG전자와 공동개발한 V2V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현대차
 
지난 12일 여주 스마트하이웨이에서 진행된 시연에서 대형트럭 ‘엑시언트’ 두 대는 V2V 시스템을 통해 가속, 감속 등 차량의 제어정보는 물론 카메라, 레이다 등 각종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군집주행 중인 차량들 간에 실시간으로 교환했다. 군집주행 모드에 들어서자 후방 트럭은 최소 16.7m의 간격을 유지했다. 선두 트럭이 불시 상황으로 급제동, 급정차를 해도 동시에 반응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분야 외에 내비게이션 등에서도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랜드로버는 지난 7월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국내 출시하면서 국내 최초로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T맵 x 누구(T map x NUGU)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존에 수입 브랜드는 국내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불편한 내비게이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Auto)나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 서비스를 도입했다. 랜드로버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운전자가 주행 중 터치 없이 목소리만으로도 편리하게 T맵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국내 최초로 SK텔레콤과 협업한 T맵 x 누구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가 탑재됐다. 사진/랜드로버
 
푸조도 지난해 12월부터 수입차 최초로 T맵과 카카오맵을 순정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카블릿’을 탑재했다. 푸조 차량에는 주로 아틀란 내비가 적용됐지만 그 외에 T맵, 카카오맵, 구글맵 등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지원하는 내비 어플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앞으로도 업계 간 협업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1년 5만대에서 2040년 337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액 규모도 2020년 220조에서 2035년 135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장재호 현대모비스 EE연구소장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는 차량 외부와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산업 간 협력이 활발하다”면서 “앞으로도 기술력 외에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업체들과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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