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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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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사회주택, 사업성 ‘수술’한다

사업절차 개선, 신규모델 발굴…참여 활성화

2019-09-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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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경직된 주택문화 대안으로 떠오른 사회주택이 성장기에 ‘제자리 걸음’을 보이면서 사업절차를 개선하고 신규모델을 도입하는 등 사업성을 높여 사회주택 보급을 확대한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7월8일과 8월28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 한국사회주택협회, 사회주택사업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주택 사업자 구조 개선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사회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민관협력방식으로 서울시가 2015년부터 시작했다. 토지임대부, 리모델링형, 토지주택리츠, 사회주택리츠, 빈집살리기프로젝트 등의 모델로 지난달 기준 서울에 1275호를 공급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토부에서 주거복지로드맵에 사회주택을 포함한데 이어 2022년까지 전국에 매년 2000호의 사회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1500호를 목표로 한 서울시는 올 7월말 기준 320호 공급에 그쳐 목표 대비 21.3%에 불과하다. 어느덧 사회주택 4년차에 접어든 서울시는 기존 사업모델이 운영과정에서 개선점을 드러내면서 일정부분 한계를 드러냈다. △사업자 초기 비용부담 과다 △30년이라는 장기 회수구조 △토지 매입과정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매몰비용 우려 △사회적경제주체 지원체계 부족 등이 지적됐다.
 
이에 서울시는 두 차례의 간담회와 관련기관 협의, 내부 검토 등을 거쳐 우선 단기적으로 사업성을 높인다. 건설자금 이차보전의 실효 상실을 감안해 토지임대료를 10년간 1% 지원한다. 토지임대료가 연 2%에 달해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면서 서울연구원 용역에서도 축소·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토지임대료 인하 시 공공투자 수익률 수준에 불과한 저수익 구조를 탈피할 것으로 보이며, 진입장벽을 낮춰 중소기업이나 주거 관련 소셜벤처들의 참여도 기대할 수 있다.
 
토지임대료 납부시점은 현재 토지임대차계약 체결 시점에서 착공 시점으로 늦추는 방안을 HUG와 협의한다. 임대차 체결 이후 심의·허가가 이뤄지기까지 평균 6개월간 사업자의 수익활동이 이뤄지지 않는데도 토지임대료를 내야해 월 1000만원 가량의 납부 부담이 발생했다. 기준건축비도 현행 ㎡당 160만7000원(다세대주택)이 실제 현장과 맞지 않고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공사비가 상승했다는 요구를 반영해 HUG와 인상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사업자들의 주된 요구사항이던 근린생활시설 임대료도 현재 시세 80% 이내에서 시세 100% 이내로 조정해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보완할 여지를 남겨둔다. 근린생활시설 운영수익이 많아지면 전체 수익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얻는다. 서울시는 전문가 풀을 마련해 전문분야 사전컨설팅을 지원해 초기사업자들에게 자금 마련 절차 등 사업자들의 궁금사항을 적기에 제공할 예정이다. 심사제도도 개선해 사회적편익을 반영하고 심사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토지매입방식의 다변화도 HUG와 협의 중이다. 토지 발굴부터 설계·제안과정을 거쳐 실제 매입에 이르기까지 6개월여의 기간이 소요되면서 토지주 변심, 호가 인상 등으로 매입이 무산되거나 심사 탈락 시 매몰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문제가 존재했다. 이에 사업자 제안토지의 매입 여부를 우선 심사하는 토지 선매입형과 SH가 먼저 부지를 직접 발굴하거나 제안받아 토지 매입하는 SH 제안형을 추가해 사업 형태에 맞는 토지매입방식으로 토지 매입 시기 단축과 안정적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자의 불확실성을 덜어낸다.
 
기존 사업모델만으로는 사회주택 수요를 소화할 수 없다는 여론을 반영해 사회주택위원회, 사회주택협회, 사회주택 사업자 등이 제안한 신규 사업모델 개발에도 나선다. △SH공급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위탁관리형 △숙박·업무시설 활용 사회주택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이들 사업모델은 이르면 2020년부터 도입 목표로 도심에 공실로 남은 숙박·업무시설 활용, 중규모 이상 공급 가능, 사업모델 다양화 등이 기대된다.
 
한국사회주택협회 관계자는 “전면적인 혁신에 대한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 점도 있지만, 그간 활성화를 어렵게 해온 여러 이슈들에 대해 서울시 차원에서 성의있게 제시했다고 본다”며 “점진적이나마 해결방안을 공유하며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지를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개선점들을 반영하려 노력했으며, 일부는 HUG와 협의 후 결정된다”며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주택들이 보다 활발히 공급되도록 새로운 사업모델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28일 서울 중구 HUG사회임대주택금융지원센터에서 사회주택 사업자 및 관계기관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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