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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초점)'성장한 우리 세계의 합일', 전 세계 다시 BTS 열풍

가사는 '융의 철학' 영감…'나와 너, 세계의 합일'

2019-04-15 19:17

조회수 : 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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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레이디스 앤 젠틀맨, BTS."
 
엠마 스톤은 긴 말 않고, 한 문장으로 이 시기의 'BTS 열풍'을 정리하는 듯 했다. 그의 덤덤한 어조는 곧 그룹 방탄소년단(BTS) 열풍의 각인이었고, 확증이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전날 SNL 무대에 선 그룹을 두고 "방탄소년단이 케이팝을 국제적 움직임으로 끌어올렸다"며 "무대는 온통 방탄소년단이었다(all about BTS)"고 평했다. 
 
'비틀스 이후 이런 팬덤은 최초'라는 타이틀 아래 세계는 최근 발매된 앨범과 그룹의 행보 하나 하나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발매한 새 연작 앨범 '맵 오브 더 소울: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가 세계를 BTS 열풍으로 물들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SNL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 사진/미국 NBC·Will Heath
 
◇"NBC 방송국 앞, '아미' 캠프로 북새통"
 
전날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SNL 무대는 그룹의 팬덤 '아미'로 북새통을 이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왜 이들이 NBC 본사 앞에서 며칠씩 캠핑을 하는지, 왜 그들의 이름만 나오면 소리를 치고 박수를 쏟아내는지 이 영상을 보라"며 전날 그룹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무대의 유튜브 영상을 첨부했다. 이 영상은 NL 유튜브 공식 채널 게재돼 15일 기준 36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전날의 SNL 출연을 비중있게 다뤘다. 미국 CNN 역시 "무대는 온통 방탄소년단이었다(all about BTS)"고 평가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러 정치 소재의 개그 요소들이 있었지만 이번 (SNL) 에피소드의 진짜 스타는 BTS였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SNL이 케이팝 센세이션을 일으킨 BTS를 집중 조명했다"면서 "'BTS와 SNL' 태그가 이날 밤부터 아침까지 미국 트위터 계정을 물들였다"고 소개했다.
 
케이팝 가수로 SNL에 처음 출연한 것은 미국 내 이들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SNL은 NBC의 간판 코메디·버라이어티쇼로 배우, 가수, 코미디언부터 정치인, 스포츠 스타 등 사회적으로 유명한 이들이 출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 출연자로는 마이클 조던, 마이클 펠프스, 앨 고어,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등이 있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SNL에 출연한 방탄소년단과 엠마 스톤. 사진/뉴시스·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가사는 '융의 철학' 영감…나와 너, 세계의 합일
 
방송에 이어 새 앨범에 대한 관심도 계속해서 고조되는 분위기다. 
 
신보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뮤직비디오는 전날 기준 유튜브 역사상 최단 기간 내 1억뷰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킬 디스 러브'로 62시간 만에 유튜브 사상 최단 기간 1억뷰를 달성한 블랙핑크의 기록을 24시간 앞당긴 것이다.
 
이날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가 발표한 최신 차트(4월13일자)에서 곡은 '글로벌 톱 200' 3위를 차지하며 그룹의 역대 최고 기록으로 이어졌다. '소우주(Mikrokosmos)',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 '홈(HOME)' 등 다른 수록곡들도 전부 이 차트 50위 권 안에 들며 순항 중이다. 국내에서는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이 신곡 발표와 동시에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새 앨범은 전작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를 잇는 콘셉트 앨범으로, 발매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전작에서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외쳤던 그룹은 신보에서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융 심리학 전문가 머리 슈타인 박사가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지도 제작 과정에 빗대 풀어낸 개론서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나는 누구인가 평생 물어온 질문'으로 시작되는 RM의 '인트로: 페르소나'는 깊은 삶의 고백으로, 곧 아미로 상징되는 '너'라는 존재와의 연결로 이어진다. '전부를 함께 하고 싶은 너'를 통해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각자의 방에서 우리는 함께 빛나는 소중한 존재(곡 '소우주')'가 된다.
 
'초대받지도, 환영받지도 못한 나를 알아줬던 단 한 사람은 너'(곡 'Make It Right') 였고, '너만 있다면 모든 것이 다 편안한 내 집이 될 것'(곡 'HOME')이라 한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빛을 보기 전 그룹은 해체 직전까지 갔던 어둠이 있었다. 이번 앨범 전반에는 멤버들의 자전적이며 성찰적 언어와 그들의 성장을 가능케 한 아미들의 스토리가 하나로 합일을 이룬다.
 
'Please give me a remedy(성공인가. 돌아왔어)/ 멈춰버린 심장을 뛰게 할 remedy(집중해서 꼭 네게 닿고 말겠어. 떨어지고, 넘어지고)…다시 기회를 줘/(관둘 거냐고? No, no never)/I won’t give up'(곡 'Jamais Vu')
 
세계적 팝스타 할시와 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중성 짙어진 팝, 또 세계 뒤집을까
 
'왜 자꾸 딴 길을 가래 야 너나 잘해/제발 강요하진 말아 줘'(2013년 '2 COOL 4 SKOOL' 앨범 수록곡 'No More Dream')
 
갱스터 힙합의 강렬한 사운드로 데뷔했던 그들은 줄곧 힙합을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로 택해왔다. '금수저'와 '욜로', '자존감' 등 오늘날 청춘의 무수한 상징어들이 그들에게서 오르내렸고, 그룹은 데뷔 때부터 자의식과 경험을 토대로 랩과 가사를 지어내 읊조렸다. 이후의 앨범들에서는 그룹 만의 색깔 안에서 장르 외연의 확대를 조금씩 시도하는 행보도 보여왔다.
 
이번 앨범에서 그룹은 이러한 시도를 더욱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부터 키치 사운드를 표방하는 펑크 팝 장르로, 그동안 그룹의 음악에서 볼 수 없었던 사운드다.
 
앨범 내 다른 곡들 역시 기존 음악들보다 듣기 편안한 멜로디로 구성돼 한층 대중성이 짙어졌다. 세계적인 뮤지션 할시, 에드 시런 등과의 협업 역시 '팝적 영역'으로 확대된 그룹의 음악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빌보드 200'과 함께 차트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빌보드 핫100'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핫100'은 미국 내 개별곡 인기를 가늠하는 차트로 대중적인 인기가 순위의 결정적 척도가 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 순위 2위까지 오른 적 있다.
 
오는 5월1일 미국 최대 음악 시상식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 상을 수상할 지도 관심사다. 지난 4일 빌보드 측은 그룹이 지난 2년 연속 수상한 '톱 소셜 아티스트'에 이어 '톱 듀오/그룹' 부문에도 후보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매진 드래곤스, 마룬 파이브, 패닉 앳 더 디스코, 댄&셰이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이 부문 수상을 두고 경쟁한다. 
 
이어 5월4∼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시카고와 뉴저지, 브라질 상파울루,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와 시즈오카 세계 8개 지역에서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 SPEAK YOURSELF)' 스타디움 투어를 갖는다.
 
특히 영국에서는 9만석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한다. 이 곳은 지난해 영국 밴드 퀸이 참여한 1985년 역사적인 자선 공연 '라이브 에이드'가 열렸던 공연장이다. 비틀스, 마이클 잭슨, 오아시스, 에드 시런 등 세계적인 록·팝스타들이 이 곳에서 공연을 한 바 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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