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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본래 뜻과 별개로 아쉬움 남는 문희상 '일왕 사과' 발언

2019-02-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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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 발 '일왕 사과' 발언의 파장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가뜩이나 좋지 않은 한일관계를 감안할 때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0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 방문 중 기자들을 만나 문 의장의 8일자 미국 블룸버그통신 인터뷰 내용에 대해 "발언에 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외교수장이 주변국 의전서열 2위 인사에게 날선 반응을 보인 것이다.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 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발언을 일제히 주요기사로 보도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사실 일본 측의 이같은 반응은 과한 측면이 있다. 문 의장의 발언은 바람직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일본 측 지도자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보는 것이 합당해보인다. 이 중 일부 대목을 강조해 '문 의장이 일왕에 사과를 요구했다'는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 정부도 일본 측에 "문 의장의 발언이 애초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 대상 배상판결,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저공비행 논란 등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감안해 발언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잘못된 말 한 마디가 일본 측이 공세로 삼을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음을 감안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일 지도자 급 대화창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지금부터라도 한일 지도자들의 신중한 반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는 중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0일 오전 5박8일 일정 간의 미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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