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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5G·넷플릭스·카풀…2018년 달군 ICT 10대 이슈

2018-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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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현준·이지은·김동현 기자] 올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5세대(5G) 통신과 인공지능(AI) 신기술이 화두로 떠올랐다. ICT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신기술 고도화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몰두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 서비스의 국내 시장 공략도 본격화됐다. 국내 기업들은 5G 시대 먹거리 중 하나인 미디어 분야에서 국내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기존 통신시설에 대한 기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정부와 국회의 지적이 쏟아졌다.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의 정식 출시를 예고했지만 택시 업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인해 네이버는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게 넘겼다. 또 검색창만 남긴 새로운 모바일 첫 화면도 공개했다. 올해 국내 ICT 업계를 달궜던 주요 이슈 10가지를 되짚어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맨 앞줄 왼쪽에서 넷째)과 직원들이 지난 1일 성남시 분당구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열린 5G 전파 송출 기념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5G 시대 개막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이달 1일부터 5G 전파를 송출했다. 대상 지역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다. 이통사들의 5G 1호 가입자는 SK텔레콤은 명화공업(스마트팩토리), KT는 인공지능(AI) 로봇 로타, LG유플러스는 5G 원격제어 트랙터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5G 상용화 목표 시점은 오는 2019년 3월이다. 5G는 이론상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약 20배 빠른 통신 속도를 제공한다. 이통사와 제조사들은 2019년부터 5G망에서 본격적으로 AI와 사물인터넷(IoT)·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AI 확대
ICT 기업들은 올해 AI를 스피커와 셋톱박스, 내비게이션 등에 적용하며 시장을 키우는데 힘을 쏟았다. AI 관련 스피커 및 셋톱박스는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LG유플러스와 네이버의 우리집AI, 카카오의 카카오미니가 대표적이다. 구글도 AI 스피커 구글홈을 지난 9월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갤럭시홈을 출시할 전망이다. AI 스피커는 대부분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음악 재생·뉴스 들려주기·쇼핑 등부터 시작해 각종 가전과 연결되며 기능을 늘려가고 있다.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플랫폼을 고도화해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넷플릭스·유튜브 공습
넷플릭스와 구글의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올해 국내 미디어 시장을 본격 공략했다. 넷플릭스는 CJ헬로와 딜라이브에 이어 LG유플러스의 인터넷(IP)TV에도 탑재됐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하우스오브카드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유튜브는 1인 방송자들이 전용 채널을 운영하며 대표적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최근 기업들도 유튜브에 자사의 전용 채널을 갖추고 소비자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는데 적극 나섰다. 이같은 해외 사업자들의 공세에 SK브로드밴드(옥수수)·KT(올레tv 모바일)·LG유플러스(비디오포털) 등 국내 기업들은 자체 제작 콘텐츠를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KT 통신구 화재 
지난 11월24일 오전 11시쯤 서울시 충정로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통신구의 케이블이 불에 타 중구·서대문구·용산구·마포구·은평구와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유선전화·인터넷·휴대폰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KT는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자들에게 1개월 요금 감면을 발표했다. 복구가 늦어진 동케이블 기반의 인터넷 가입자는 3개월, 일반전화 가입자는 6개월간 요금을 감면한다는 추가 보상 방안도 내놨다. 피해 지역 자영업자들에게는 적절한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고 발생 후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TF는 가동 한 달만인 27일 ▲500m 미만 통신구도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정부 점검 대상 D급으로 확대·점검 주기 단축 ▲D급 통신국사도 우회로 확보 등의 대책을 내놨다. 
 
글로벌 기업 제재 발판 마련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ICT 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가 내년 시행된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가가치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이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해외 사업자가 국내 서버 등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까닭이다. 이에 내년 7월1일부터 해외 ICT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온라인 광고·게임·음성·동영상 파일 등을 공급하면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10%)를 내야 한다. 예상 세수 규모는 연간 약 4000억원이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7일 국내에 영업소가 없거나 서버를 두지 않고 있던 해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의 국내대리인 지정 기준을 발표했다. 해당 기준에는 애플·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이 포함된다. 해당 사업자가 국내 지정인을 별도로 두지 않을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20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 비상대책위원회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뉴스편집권 내려놓은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10월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삭제한 새 모바일 초기 화면을 공개했다. 드루킹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해 네이버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움직였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이었다. 4월 드루킹 사태가 처음 불거지자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포털 사업자에 뉴스 편집권을 내려놓으라며 거세게 요구했다. 모바일 첫 화면에 뉴스를 배치해 이용자를 유도하고 여기서 나오는 트래픽을 사업모델로 가져가 여론조작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결국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창만 남겼으며 카카오는 다음 첫 화면을 '추천'탭으로 꾸렸다.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급검이 빠진 자리는 '그린닷'이 차지했다. 그린닷은 이용자의 ▲시간 ▲위치 ▲정보의 종류 ▲언어 등을 파악해 관심사를 검색해주는 기능으로 터치 검색 방식이다. 
 
카풀 갈등…"공유경제" vs "생존권 침해"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 시도는 하반기 ICT 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뜨겁게 달군 이슈로 떠올랐다. 카카오가 10월 카카오T 카풀 크루(드라이버)를 모집하며 카풀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자 택시 업계는 승용차를 이용한 불법 영업행위라며 강력 반대했다. 택시 대표 단체들은 두 차례의 파업과 세 차례의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카카오는 이달 17일 정식 서비스 일정을 못 박으며 출시 강행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카풀에 반대한 한 택시 기사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며 카카오는 카풀 정식 출시를 연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택시사납금 폐지 법안 등 택시업계 지원안을 발표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최근 택시업계는 여당의 사회적 대타협 기구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카카오 카풀 서비스 중단을 전제로 했다. 
 
노조 불모지 '판교', 변화 바람 
노동조합의 불모지로 여겨지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올해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네이버를 시작으로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ICT 기업에 노조가 설립돼 노조 활동을 전개 중이다.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은 지난 4월 설립됐다. 공동성명은 설립 당시 "네이버 성장에도 복지는 뒷걸음쳤고 자부심은 실망으로 변했다"며 "네이버의 변화는 노조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넥슨 '스타팅 포인트', 스마일게이트 'SG길드', 카카오 '크루 유니온' 등이 설립됐다. 이들 노조는 모두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다. 인터넷·게임업계는 노조 설립과 함께 포괄임금제 폐지를 요구했다.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장시간 근로를 유발했다는 주장이다. 
 
아직은 부족한 VR·AR
5G 이동통신의 대표 콘텐츠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주목받고 있다. VR·AR의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5G와 만나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R·VR 시장은 2022년 1050억달러(약 11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중 AR 관련 시장은 900억달러(약 101조원), VR 관련 시장은 150억달러(약 17조원)로 추산된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콘텐츠가 편중돼 있고, VR·AR 기기 착용 시 어지러움 문제도 여전한 상황이다. 의료·국방·교육·항공 등 VR과 AR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나 기업이 VR과 AR에 대해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가 고도화돼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간편결제 춘추전국시대
정부가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추진하며 다양한 사설인증서들이 등장하며 인증 시장도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공공기관의 서비스에 공인인증서만 사용하도록 한 것을 폐지하고 다양한 인증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통신사들과 카카오페이 등이 인증 서비스를 내놓고 인증 시장에 뛰어들었다. 간편결제 시장도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페이는 온라인 간편결제에서 최근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도 늘렸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페이와 페이코 등도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박현준·이지은·김동현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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