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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약속이나 한 듯 '침묵'한 두 전 대법관

2018-12-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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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전직 대법관으로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이번 사태 책임을 묻자 침묵을 지켰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6일 오전 10시14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전직 대법관으로서 영장심사를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지, 사심 없이 일했다고 했는데 이번 사법농단 사태 책임이 누구한테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올라갔습니다. 영장심사 이후에도 취재진과 만났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오전 10시18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고 전 대법관도 전직 대법관으로서 영장심사를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지, 사법농단 사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사법부 신뢰 회복을 바란다고 했는데 책임을 통감하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영장심사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에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스스로 해명할 기회를 원할 법도 하지만, 두 전 대법관의 선택은 침묵이었습니다.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하고 영장심사가 열리는 법정 안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다' '모른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의 핵심인 대법원 대법관을 지낸 두 전 대법관은 법원과 재판 공정성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된 이번 사태를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국민에게 제대로 해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두 전 대법관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쉽습니다.
 
임민성·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각각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나 두 전 대법관과 검찰의 논리가 크게 대립하는 만큼 영장심사 결과가 나오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박병대(왼쪽)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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