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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Young'해지려 용쓰는 장수 의약품들

인지도 바탕 중장년층 로열티 기확보…2030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눈길

2018-07-2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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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장수 의약품에 젊은 감각을 덧입히는 데 열중하고 있다. 업계 수많은 제품 홍수에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전히 각 사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제품 노후화로 인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 박카스를 비롯해 일동제약 아로나민골드,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대웅제약 우루사, 삼진제약 게보린 등 업계를 대표하는 장수 의약품들의 2030을 겨냥한 마케팅 수단이 눈길을 끌고있다.
 
지난 1897년 출시해 국내 최장수 의약품 타이틀을 보유한 동화약품 까스활명수는 지난해에도 565억원의 매출을 기록, 누적 생산 85억병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14년째 소화제 브랜드 파워 1위를 수성하며 건재함을 과시 중이지만 오랜 역사 탓에 전 연령대가 찾는 소화제임에도 불구, '어르신들이 찾는 소화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를 의식한 듯 동화약품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패션업체 '게스'와의 협업을 통해 회사의 부채표 로고와 까스활명수 제품명을 활용한 '게스 활명수' 티셔츠, 팬츠, 가방 등 6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와의 이종결합을 통해 한층 젊은 이미지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동화약품이 업계 최초로 패션업체 게스와 협업해 출시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 사진/게스코리아
 
지난 1963년 출시된 자양강장제의 대명사 동아제약 박카스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총 21회에 달하는 '대학생 국토대장정'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젊음의 상징인 대학생들이 600km에 달하는 국토를 걸어서 이동하는 대장정을 통해 '젊음의 도전과 함께 하는 자양강장제'라는 건강한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짧은 시간 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TV광고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1961년 출시된 대웅제약 우루사는 출시 초기부터 간장약의 대표 효능인 피로회복 효과를 줄곧 광고 전면에 내세워왔다. 때문에 기존 광고들은 중년 남성이 등장해 활력 넘치는 모습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11년 축구선수 차두리와 재치있는 CM송을 활용한 당시 TV광고는 기존 남성적이고 중후했던우루사의 이미지를 밝고 경쾌하게 바꿔놨다. 이를 통해 기존 우루사 하면 떠오르던 '피로야 가라'라는 카피가 '간 때문이야'로 대체되는가 하면, 한국CM전략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간 광고 호감도 조사에서 전체 광고효과 2위를 기록하며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
 
대웅제약 우루사는 지난 2011년 재치있고 중독성 넘치는 '간 때문이야' CM송을 통해 제품 이미지를 한층 젊고 친숙하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대웅제약
 
1979년 출시돼 국민 진통제로 자리잡은 삼진제약 게보린은 지난해 하반기 유명 래퍼 치타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과거에도 친숙한 중견 배우 또는 유명인들을 모델로 내세우긴 했지만 젊은층을 주 타깃으로 한 모델 기용은 최초다. 이밖에 1963년 출시돼 지난해 일반의약품 판매 1위를 기록한 일동제약의 피로해소제 아로나민골드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팝 아티스트 찰스장이 디자인한 캐릭터를 입힌 젋은 감각의 패키지 제품을 발매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의약품들은 의사를 통해 처방받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선택해 구입하는 일반의약품 또는 의약외품인 만큼 일반 유통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제품 이미지와 선호도가 중요하다"며 "오랜 시간 시장에서 중장년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이미 확보한 만큼 장수 의약품에 대한 노후화된 이미지를 떨치고 젊은층의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마케팅 기법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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