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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택배, 도서·산간부터 도입…최대 10kg 운반·자동 이착륙

우체국에 물품 접수하면 바다 건너 소비자에 전달

2017-10-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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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 공터에 커다란 드론 하나가 내려 앉았다. 흔히 보기 힘든 대형 드론 아래에는 상자 하나가 붙어 있었고, 그 속에는 잘 포장된 노트북이 들어 있었다.
 
이날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드론 기반 물품 배송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개발한 물품 배송용 드론으로 실제 우편물을 배송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물품을 운반하는 드론은 정부청사 6동에서 출발해 13동 까지 스스로 이동해 안전하게 물건을 내려놓는데 성공했다.
 
박종원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장은 "이번에 제작, 시험한 드론은 수동 원격 조종이 아닌 좌표만 입력하면 이륙과 비행, 배송, 귀환까지 전 과정이 완전 자동으로 가능하다"며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드론 기반 물품 배송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는 정부 예산 6억2000만원과 기업 4억1000만원 등 총 10억3000만원이 투입됐다.
 
기존 드론 시스템을 개조해 드론 기반 물품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상용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이 사업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관하고 이랩코리아가 참여, 우정사업본부가 드론과 시스템을 공급받게 된다.
 
이번에 개발한 물품 배송용 'Monster 815A'는 약 40분 동안 15km 반경을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됐다. 최대 10kg의 무게를 운반할 수 있고 자동으로 이착륙이 가능한 모델이다.
 
위승복 자동차항공과 사무관은 "우정사업본부의 보편적 물류서비스가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수요처"라며 "도서와 산간 등 물류 배송이 힘든 곳을 중심으로 먼저 도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전라남도 고흥과 강원도 영월에서 모의 우편물을 배송하는 시험 운영기간을 거쳤다. 현재 각 지역에는 물품 배송용 드론 3기씩을 보유 중이며 11월에는 실제 우편물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위 사무관은 "11월 시험배송을 통해 다양한 실증을 거쳐 시스템을 보완하고 최단 루트와 자연환경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드론 택배가 상용화가 완성되면 사람이 가기 힘든 도서·산간지역에 보다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다. 세종시에서 전남 고흥의 득량도로 보내는 택배를 우체국에 접수하면 이 물품은 먼저 드론 터미널로 모아진다. 이후 드론 간 중계를 통해 배를 이용하지 않고도 바다를 건너 섬으로 들어가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아마존과 구글이 드론 배송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다. 아마존은 2013년 드론 배송 상용화 발표 이후 반경 16km 내에 2.3kg 이하의 상품을 30분 내에 배송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해 사용화를 추진 중이다. 구글도 2014년 드론 배송 서비스인 '프로젝트 윙' 공개 이후 상업적 용도 활용의 전단계로 구호물품 배송 중심의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2015년 베이징 등 9개 대도시에서 1시간 반경 내 고객 450명에게 드론 상품배송 테스트를 실시했다.
 
산업부는 이같은 실증과정을 거쳐 드론 물품 배송과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에 드론 관련 얼라이언스를 구축, 민간과도 협업할 계획이다.
 
박종원 자동차항공과장은 "기획단계이긴 하지만 얼라이언스를 통해 물품 배송 드론의 터미널 구축이나 관련 산업의 표준화 등을 구축해 상용화를 보다 앞당기고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드론을 통한 물품 배송 개념도.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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