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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철의 뼈

2017-07-06 09:55

조회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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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 작가의 <철의 뼈>. 사진/한고은 기자


 


지난 6월말 조금 이른 여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계획 중에 서점을 다녀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케이도 준 작가의 책을 직접 보고, 한 권 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일본어로 된 책...저는 읽지 못 합니다. 소장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구입했습니다) 이케이도 준은 일본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 내 각종 모략에 맞서 싸우는 인물을 그린 <한자와 나오키>라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드라마로도 제작됐는데 시청률 10%를 넘기기 힘든 일본 방송 현실에서 무려 4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특히 화제가 됐던 작품입니다.



이케이도 준의 소설을 장르로 구분하면 '금융 스릴러'라고 한답니다. 이케이도 준은 실제로 은행에 근무했고, 당시의 이력을 살려 은행과 돈, 금융시스템, 기업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철의 뼈>.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재작년 8·15 광복절 특사로 4대강 건설 관련 담합 업체들이 특별사면됐는데 그해 3월쯤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관련 내용을 취재하다가 이야기가 흘러 흘러 특별사면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당시 담합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면 향후 몇 년간 국내 공공입찰에서 규모 상위 30~50위권 건설업체들이 배제될 상황이었기 때문에 건설회사들은 사활을 걸었고, 특별사면을 받아내고, 사회공헌기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사회공헌기금 모금은 아직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한참 그런 기사를 쓰던 참에 이 작품을 알게 됐는데 건설회사에 들어간 신입직원이 자신의 회사를 포함한 건설회사들 간 담합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입니다. 




8·15 광복절 특사 결정 전에 '그럼 몇 년 동안 국내 공공건설을 규모도 안 되는 회사들에게 맡길 것인가', '해외수주도 안 좋은 판에 규모 있는 회사들 망하게 둘 것인가'하는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주인공에 한참 이입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됐는데 여러 사정으로 조기종영됐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철의 뼈는 한글로 번역돼있지 않습니다. 판권 문제로 우리나라에서 2권 정도만 번역돼 소개돼있습니다. 



지난 5월 일본 출장 때 은행에 오래 근무하신, 여전히 현직인 분과 점심을 겸한 간담회 자리가 있었는데 한자와 나오키가 나름 유명했어서 혹시 아시냐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간단한 줄거리 설명을 들으시고는 "트랜스패어런시가 떨어져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라는 명쾌한 답을 주셨습니다. 투명성이 떨어지다보니 정의와 원칙에 입각해 부조리에 맞서는 한자와 나오키에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국내에 번역돼있는 이케이도 준의 책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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