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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1인미디어)정기자의 한국사 '둘'

2017-06-04 12:38

조회수 : 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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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2번 문제입니다.
 
자, 먼저 우표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한 남자가 말을 하고 있죠?

이런 스타일의 문제는 '수능'에서 자주 볼 수 있어요. 반면 공무원 7·9급 공채 시험에서는 보기 어려운 형태죠.
 
역시 '옳은' 것을 고르는 것인지 '틀린' 것을 고르는 것인지 문제 읽기에서 주의하시고요.
 
먼저 남자의 말을 볼까요?
 
구간, 구지봉, 6개의 알, 수로, 건국 신화… 어쩌고 하는 내용이 나오네요.

수로? 김수로? 당연히 배우 김수로씨 이야기는 아니겠죠? ^^;;

사극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이면 바로 눈치 챌 수 있을 거에요.

여기서는 '수로'라는 이름이 바로 나왔으니, 김수로왕을 말하는 거란걸 쉽게 알 수 있죠.

그럼 김수로왕은 어느 나라의 왕이죠?

네, 그렇습니다. 금관가야의 초대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입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성씨가 김씨이고 그 가운데 김해 김씨가 가장 많죠.
 
그나저나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면 알에서 태어난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요.

대표적으로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있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알' 특집에서 한번 쭉~ 설명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달걀 값이 아직도 고공행진이라는 걱정이네요 ㅠㅠ)
 
그렇다면 문제는 '가야'(더욱 정확히는 금관가야)에 대해 옳은 것을 고르라는 말입니다.
 


이번 문제는 보기 ②번부터 시작할게요.
 
12월에 영고라는 제천행사?

먼저 제천행사라는 것은 그냥 쉽게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하늘에 왜 제사를 지내냐고요?

뭐 별거 있겠습니까? 농사 잘 되고, 사냥 잘 되고... 등등등 잘 먹고 잘 살게 해달라는 것이겠죠. ^^ 예나 지금이나 바라는 것은 대동소이 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제천행사의 명칭과 나라명을 매칭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시기까지 알아 두시면 이 부분은 완전 마스터 하신 겁니다.
 
조금만 더 설명을 드리자면 이 시기를 '고대국가' 시기라고 분류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 직전 시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앞서 설명드린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넘어나는 시기이며,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시기로 보시면 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아무튼 고대국가에는 어디가 있었느냐?

(가능하면 지도를 보며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먼저 맨 위에 지금 중국 하얼빈 등등 있는 그 곳에 '부여'라는 나라가 있었고요.

부여 하면 주몽왕자가 유명하죠. ㅎㅎ

그 주몽이 부여를 탈출해서 세운 나라가 바로 '고구려'

그리고 그 아래 쪽에 삼한(三韓)이라고 불린 마한, 변한, 진한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함경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에 '옥저'와 '동예'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부여/고구려/옥저·동예/삼한(마한, 변한, 진한) 입니다.
 
고대국가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천행사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여-영고-12월

고구려-동맹-10월

동예-무천-10월

삼한-계절제-5월, 10월
 
허접한 암기 비법(?)을 소개하자면,

1. 부여~~~여~~ㅇ~~~영고!!

2. 잘 알다시피 고구려는 전쟁을 잘 하는 나라죠?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뭐? 바로 '동맹'

3. "동무들아~ 제천행사 가자!!!" 동예의 동, 무천의 무, 합쳐서 동무동무동무!!!

4. 삼한은 지금의 충청, 전라, 경상 지방으로 북쪽에 비해 비옥한 곳이죠. 그래서 '계절'마다 제천행사도 2번이나 열었답니다. 씨 뿌릴 때 한번, 추수할 때 한번!!

※참고로 왜 부여만 12월일까요? 부여는 가장 북쪽 지역이라서 추수시기가 그 만큼 느려서 그렇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결론적으로 12월에 영고라는 제천행사를 연 나라는 '부여'이므로 정답이 아니네요.
 


다음 보기 ③번입니다.
 
제가회의라는 말이 나오네요.

앞서 보기 ②번 설명을 너무 길게 한 것 같아서, 급 반성합니다.

'기술적 문제풀이'라는 콘셉트를 잠시 잊었나 봅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제가회의 하면 부여랑 고구려만 생각하면 됩니다.

부여의 경우에 마가, 구가, 저가 등등 5가가 모여서 중대사를 결정했죠.

고구려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물론 나중에 신라도 제가회의를 하긴 합니다.)

고로 가야를 묻는 문제이므로, 역시 정답이 아님.
 


보기 ④번입니다.
 
박, 석, 김의 3성이 교대로 왕위 계승?

보자마자 바로 '신라'라고 나오신다면 기본기 탄탄 인정!!

박혁거세-석탈해-김알지(경주 김씨의 시조)
 
어쨌거나 저쨌거나 '신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것도 정답은 아니네요.
 


마지막 보기 ⑤번입니다.
 
마한의 목지국을 압도하고 지역 맹주로 발돋움?

결론부터 말하면 '백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삼한 가운데 하나인 마한은 지금의 경기-충청-전라 지역을 아우르는 지역에 50여개의 작은 국가가 연합 또는 연맹한 고대국가였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강했던 곳이 목지국이였고요. 그러나 이후 백제국이 힘을 쌓으면서 세력을 확장했고, 목지국은 물론 마한을 모두 정벌하기에 이릅니다.

앞서 말한 고대국가에서 삼국시대로 전환되는 시기의 일입니다.
 
역시 '백제'에 대한 설명이므로 정답이 아님.
 


자, 일부러 맨 마지막으로 보기 ①번을 뺐습니다.
 
덩이쇠를 화폐처럼 사용했다?

이게 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어서 그랬습니다.

쉽게 말해서 보기의 지문은 쇳덩어리를 화폐처럼 사용했다는 말인데요.

화폐처럼 사용했다는 것은 그 만큼 가치가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조선시대에도 특히 조선 전기에는 각종 화폐보다는 쌀, 포(삼베) 등이 현물화폐로 훨씬 더 많이 사용됐습니다.
 
아무튼 쇠, 즉 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변한' 나아가 '가야'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삼한 가운데 변한은 삼국시대로 넘어가면서 가야로 발전했습니다.

굳이 삼한의 발전을 연관시키자면,

마한-백제

변한-가야

진한-신라


이렇게 기계적으로 암기하면 문제 풀이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가야의 경우에는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에 포함하지 않는 등 복잡 다난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문제로 다시 돌아와서, 변한은 지금은 경남 진해, 함안, 고성 등의 지역입니다. 당시 이 지역은 철광석이 많이 생산돼 철괴를 만들어 중국으로 수출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개무역을 담당했던 나라가 고조선이기도 했고요.
 
포인트는 변한/가야=철 부자 라는 점입니다.
 
고로 초기 가야(금관가야)에 대해 옳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이므로,

변한에서 초기 가야 시기까지 덩이쇠를 화폐처럼 했다는 서술이 정답이 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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