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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마주친 최순실·차은택…외면

국정농단 논란 이후 첫 대면…차은택 "모든 것 최순실 결정"

2017-03-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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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기자]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미르재단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는 모두 최순실씨가 제안하고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7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재단 설립 과정과 진행된 프로젝트 등에서 최씨가 결정권을 쥐고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증언했다. 차씨와 최씨는 이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논란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다.
 
차씨는 재단 사업에 대한 방향과 아이템을 최씨가 제공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별로 역할을 배분하고 이를 포스트잇에 써서 줬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과 관련된 모든 프로젝트는 대통령이 진행한 일과 연관돼 있었다"며 "최씨가 발제를 하면 직원들이 지시에 따라 사안이 실현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에콜 페랑디'와 '케이밀(K-Meal)' 등은 최씨가 직접 선정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차씨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재단과 관련한 사안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미르재단은 대통령의 의지로 만들었는데 왜 결정권이 최씨에게 있느냐"고 묻자 "인사를 추천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2~3일 뒤 누군가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을 얘기했다. '논의하고 오는구나'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차 감독은 "누군가는 결국 대통령을 말하는 것인가"에 대한 검찰 질문에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씨로부터 2015년도 초부터 재단해서 일할만한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꽤 많이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검찰이 "최씨가 '믿을만한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한 것이 맞냐"고 묻자 "문화계에서 신뢰할만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추천한 김영수 이사장과 최씨가 의견전달이 안 되고 자꾸 충돌이 일어나 나중에 많은 질책을 받았다"고 했다.
 
차씨는 김영수 이사장 등에게 청와대 회의에 참석하라고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회의 참석 지시를 받을 땐 최씨에게 직접 받는다"며 "약속이나 스케줄을 잡는 것은 청와대 비서관들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차씨는 증인신문 도중 '최씨가 고영태씨와 차씨를 국정농단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맞느냐'란 검찰의 질문에 울먹이며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씨 뿐 아니라 일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지시했던 모든 사람이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며 "한 번만 인정하면 내가 그런 일을 했던 게 수치스러울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는데, 저희 부모님이 저를 수치스러워하고 있다"며 "최씨는 분명히 알 거다. 나와 눈물 흘리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차씨의 이런 발언에 정면을 쳐다보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차은택씨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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