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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기 취임한 까닭은

형사재판 항소심 앙형 등 영향 분석…"조석래 대표이사직 물어나야" 비판도

2017-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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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004800)그룹 회장(49)이 16일 취임식을 열고 공식 취임했다. 효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그동안 재벌 총수들이 '사후'에 경영권을 넘겨온 과거의 방식과 다르게 이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조 회장은 효성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 묘소에서 추모식을 하고, 오후에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강당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조석래 전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은 지난해 12월29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회장으로, 삼남 조현상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효성그룹은 "2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실적 달성을 이끌면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전 회장이 예정된 임기만료일인 2018년 3월보다 이른 시점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 전 회장의 형사재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1300억여원의 조세포탈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구속은 면했지만,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을 선고받아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수감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경영권에서 손을 떼야한다. 
 
아울러 최근 3형제간 '형제의 난'도 영향을 미쳤다는게 중론이다. 조 전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이 경영방식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회사를 나오고 형을 검찰에 고발하고 등 형제간 갈등을 빚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사의 경영권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재벌총수 본인 밖에 없는데, 최근 여러 상황을 보고 결단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정몽구 회장도 1938년생으로 내년에 팔순이지만, 여전히 경영권을 놓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 경영권을 생전에 넘겨주는 기업은 LG가 거의 유일하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975억여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 2012년 2월 1심 선고를 10여일 앞두고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선처를 겨냥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조세포탈은 개인 범죄가 아니라 경영과정에서 일어나는 범죄이기 때문에, 양형부당을 주장하면서 재범의 가능성을 끊겠다는 제스처를 보이기 위해 회장에서 물러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전 회장은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대표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효성이 2005~2013년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했다며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하고, 공동 대표이사인 조 전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을 해임할 것을 권고했다.
 
효성측은 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에서 패소했지만 2심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조 전 회장의 대표이사직 유지 의지는 뚜렷해보인다. 효성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14억8800만원의 급여를 지급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조현준 회장은 50만달러 횡령 혐의가 2012년 유죄로 확정됐고, 2014년 또 16억원 횡령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했다"며 "준법경영은 말할 것도 없고, 주식회사 원리에 대한 기본 이해조차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전 회장은 아들과 측근 사외이사로 방패막이 이사회를 구성해 주주들과 시장의 비난을 받고 있다"며 "주총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인사 이후 첫 행보로 효성 구미공장을 방문해 폴리에스터원사 공정과정을 점검했다. 사진/효성그룹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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