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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생활가전, '한한령' 경계…사드 보복 현실화?

문화산업에서 전방위로 한국 경계 움직임…"소비위축 없다" 반박도

2016-12-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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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생활가전 업체들 사이에 '한한령'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한령(限韓令)이란 한류금지령을 뜻하며,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이 이에 보복하기 위해 한류 또는 한국산 제품을 규제하는 움직임을 통칭한다. 
 
중국 생활가전 시장은 국내 업체들에게 포화에 빠진 내수의 대안으로 꼽혀왔다.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정수기, 원액기, 밥솥 등 다양한 제품들이 만리장성 벽을 두드려왔다. 코웨이(하이얼·콩가), 대유위니아(하이얼·거리), 쿠첸(메이디) 등은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반 다지기에 총력을 쏟고 있고, 휴롬과 쿠쿠전자는 이미 현지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광군제가 열린 지난달 11일, 알리바바 티몰(톈마오)이 이벤트 시작 52초만에 매출액이 10억 위안을 돌파힌 모습.사진/뉴시스
 
5일 코트라의 무역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가전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가전제품의 B2C 온라인 시장 규모는 1848억위안(약 31조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오프라인 시장 소비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구매전환율도 낮아지는 반면,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매섭다.
 
이 기간 휴롬과 쿠쿠전자는 온라인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며 주방가전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 각각 6위(3.9%), 9위(1.3%)에 올랐다. 양사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에서 알리바바의 티몰(톈마오), 제이디닷컴(징동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톡톡한 판매성과를 올렸다. 휴롬은 광군제 하루 동안 착즙기 6만여대를 판매하며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쿠쿠전자 역시 같은 날 매출이 전년 동일 대비 36.5% 늘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한한령'의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 중국 당국은 한국행 여행객 축소, 한류 제한령 등 문화산업에서 홈쇼핑·전자상거래 등 전방위로 확대, 한국 상품 마케팅과 판매마저 제한하려는 모습이다. 최근 롯데쇼핑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압박성 위생점검과 세무조사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중국은 광범위한 영토와 인구, 각 지역(성)마다 상이한 정책과 규제, '꽌시(관계)'를 중시하는 문화, 현지 업체들의 저가공세 및 불합리적 관행 등 가뜩이나 공략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여기에 '한한령'까지 더해질 경우,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생활가전 업체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아직까지 판매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로, 한한령 등 중국 당국과 시장의 움직임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현지법인과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보복조치가 현지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다"며 "중국 정부의 일련의 조치들은 모두 한국 상품에 대한 '공급 축소'라는 특징을 갖고 있을 뿐 '수요 위축'으로 가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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