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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획)비선실세 농단에 망신창이 된 평창동계올림픽

①지구촌 축제를 '이권 잔칫상'으로 삼은 비선실세들

2016-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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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최순실 게이트 수사 결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사실상 최씨와 그 측근들의 '잔칫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비선 실세들은 박근혜 정부 임기 막판 열릴 평창올림픽을 마지막 '먹거리'로 삼기로 작정한 듯 치밀하고도 집요하게 이권을 챙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평창 일대 땅을 미리 사들이는 투기부터 비정상적인 회사 설립과 일감 몰아주기까지 수법도 다양하다. 이들은 올림픽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제멋대로 주무르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대한체육회까지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는 후손에게 떠넘겨질 빚만 잔뜩 늘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발표한 지방재정 정보에 따르면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31.18%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비선 실세들이 평창올림픽을 어떻게 농단했는지 살펴보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이제라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대목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최순실씨와 측근들이 벌인 대대적인 이권챙기기의 첫 단추는 땅 투기다. 최씨는 2002년부터 평창군 일대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딸 정유라씨 명의도 포함돼 이들 모녀는 총 249144(75000)의 땅을 손에 넣었다. 땅을 확보한 최씨는 이후 더블루K라는 회사를 세워 일감 몰아주기를 시도했다. 지난해 최씨는 더블루K를 통해 스위스 건설사인 누슬리와 제휴관계를 맺은 뒤 1500억원의 평창올림픽 임시 시설물 공사 계약을 체결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대회 조직위원장이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를 거부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이에 격분한 최씨가 조 회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압박을 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그 중간에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최씨의 지시를 전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는데 당시 조직위는 '자신 사퇴'라고 발표했다. 앞서 사퇴한 김진선 전 조직위원장 역시 문체부와 마찰을 빚던 중 최순실씨를 통한 사퇴 압박을 받아 물러났다는 게 체육계 통설이다.
 
◇지난 1일 새벽 긴급체포된 뒤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최순실씨가 당일 오전 검찰 조사를 계속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는 스포츠계 인맥을 활용해 잇속을 챙기려 했다. 장씨는 지난해 6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해 신생 단체임에도 67000만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따냈다. 장씨는 이 돈에서 1억원만 공식 업무에 쓰고 나머지 6억원가량은 횡령한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됐다.
 
고교 시절 승마 선수로 활동한 장씨는 친구인 빙상 스타 이규혁을 섭외해 의혹이 일고 있는 센터 설립 활동을 함께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번지자 이규혁은 장시호를 두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잡아뗐다. 하지만 최근 장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이 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순실씨의 측근이자 CF 감독인 차은택씨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광고와 영상에서 '싹쓸이'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2일 구속 이후에도 차씨의 추가 혐의는 계속 제기되는 중이다. 가장 힘이 실리고 있는 의혹은 자신이 세운 광고 회사인 머큐리포스트를 활용해 평창올림픽 빙상장 LED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45억원짜리 기술개발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엔 차씨가 공연 기획사인 더플레이그라운드와 전시 홍보업체인 존앤룩씨앤씨 등 10여개에 이르는 페이퍼 컴퍼니 회사를 문어발로 세워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각종 문화콘텐츠 사업 수주를 독점하려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차씨는 이를 위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협박을 하며 돌아다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또 다른 비선실세로 지목된 차은택 씨가 지난 2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씨 가족과 차씨가 이러한 행태를 벌일 수 있었던 건 '최순실 사람'으로 꼽히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힘이 컸다. 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사이의 통로인 문체부를 김 전 차관이 쥐락펴락하며 길을 터줬다는 해석이다. 김 전 차관은 3년여의 재임 기간 내내 '실세 차관'으로 불리며 체육계에 수많은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의혹이 제기돼 지난 21일 구속됐다.
 
김 전 차관의 대표적인 혐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것과 문체부 예산이 해당 센터에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전 차관의 한양대 교수 시절부터 그를 지켜봤다는 한 인사는 "김 전 차관이 자주 이용한다고 알려진 종로의 한 음식점이 있다. 교수 시절부터 그곳에서 체육계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최근 1~2년 사이엔 고위 인사들을 거기서 만났다는 얘기도 떠돌았다""예전부터 현장을 자주 다니고 발품을 많이 파는 교수로 알고 있어 별생각 없이 흘려들었는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아마 그때부터 뭔가 큰일들이 엮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근엔 김 전 차관을 둘러싼 대한체육회 인사 개입 등이 관계자들의 증언으로 폭로됐다. 법조계에선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오는 중이다. 특히 김 전 차관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기춘 실장의 전화를 받고 모처에 나갔더니 최순실씨가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의혹의 화살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된다. 내가 최순실을 모르는데 김종 차관한텐 어떻게 소개를 하냐"고 해명했다.
 
◇최순실씨 지원 의혹으로 구속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 2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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