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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박 대통령 "시간 필요"…검찰, 대면조사 강행 의지

유영하 변호사 "사실 관계 대부분 확정 후 조사해야"

2016-11-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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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 의혹에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조사 연기를 요청한 가운데 검찰은 예정대로 대면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이날 "현재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상당 부분 이뤄지는 등 지금까지의 수사 진행 상황에 비춰 보면 현 상황에서 진상 규명을 위해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면조사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검찰은 늦어도 오는 16일에는 박 대통령을 조사할 방침이었으나 17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최순실씨만 수사가 거의 완료되고, 이번주 기소를 앞두고 있을 뿐"이라면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 차은택씨는 구속 수사 중이고,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압수수색해 이제 막 수사가 진행됐다"고 말해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시기가 빠르므로 사실상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건건이 조사받아야 한다면 의혹 해소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며 "검찰은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후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변호사는 "현직 대통령은 내란과 외란의 죄를 범하지 않고는 소추되지 않고,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이번 수사의 부당함도 호소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원하지만, 부득이하다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받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주변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국민적 질책을 받고 있고,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요청이 16일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검찰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유 변호사는 "대통령의 신분은 참고인으로, 검찰에서 일반 수사 관행에 비춰 볼 때도 참고인을 소환할 때 서로가 일정을 조정한다"며 "하물며 국가 원수가 행정을 수반하는 일정이 있는데, 그 일정의 고려 없이 검찰이 일방적인 일정을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또 "어제 변호인으로 선임돼 이 사건을 파악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변론 준비가 충분히 돼야 조사에 응해도 실체적 진실에 밝히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다음주 정도에 조사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즉답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고, 최소한의 준비 기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기록 검토를 해봐야 한다"면서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조사 연기 요청이 시간 끌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 변호사는 "지금부터라도 관련자 자료를 검토하겠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과 원만히 협의해서 결과가 나타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 사생활을 고려해 달라는 언급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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