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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바이오 해외진출 지원 구심점 역할할 터"

(인터뷰)유승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

2016-1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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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각국 임상시험 절차, 의약품 인허가, 보험 규정, 경쟁사 개발 동향 등은 해외진출과 신약개발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정보다. 제약사들은 해외진출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보 확보의 어려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많은 정보들이 각 기관별로 산발적이고, 제약사의 요구를 반영하기보다는 간단한 동향 파악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부설 기관인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맞춤형 제약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09년 출범했다. 올해 9월부터 센터를 새 단장하고 제2의 출범을 알렸다. 바이오 전문가인 유승준 신임 센터장(43)을 지난 5월 영입해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승준 센터장은 바이오가 국가 기간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승준 신임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제약·바이오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2006년 고려대학교 생명유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줄곧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몸담고 있다. 
 
 
유승준 센터장은 2006년부터 2016년 4월까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국제협력센터장, 전략기획실 대외협력 팀장, 생명복지사업실장, 사업평가실장을 역임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국가 연구개발사업(R&D)을 조사, 분석, 평가해 업무 효율성을 도모하는 공공기관이다. 
 
KISTEP에서 일하며 제약산업 클러스터인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설립계획을 총괄했으며,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재정부 등 바이오 분야 정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가 심사숙고 끝에 안정적인 KISTEP를 떠나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긴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안정적인 공공기관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 발전을 위해서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일을 누군가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컸다. 국내외 제약산업 동향, 기업 정보가 체계적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약 관련 정보는 양면성이 있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지만 제약사에게 정작 필요한 정보는 없는 실정이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정보를 모아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 말까지 시스템화해서 2018년부터는 데이터베이스 본격 운영이 목표다.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비즈니스 컨설팅도 지원한다. 자사 파이프라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해외기업과 매칭까지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정보를 찾으면 임상 현황, 시장 동향, 경쟁사 개발 동향 등 수많은 정보가 전부 개별적으로 나눠져 있다. 그나마 정보도 몇 년 지난 자료인 경우가 적잖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만들려는 데이터베이스는 베트남 카테고리에 모든 최신 정보를 한번에 모으는 형태다."
 
실질적으로 비즈니스가 이뤄지도록 현장에 가까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IMS헬스케어, 톰슨로이터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의 데이터를 구매해 장점을 활용하되 단순 인용에만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하게 된다. 각 국가 관련 협회, 연구기관, 기업 등과 제휴를 체결해 현지 자료도 제공할 예정이다. 
 
"데이터베이스는 의약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진단기기,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바이오 영역의 정보도 포함된다. 현지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2018년까지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주력 사업 안정화에 중점을 뒀다. 2020년부터는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겠다. 국내 기업 정보와 토종신약 파이프라인의 리포트를 영어, 중국어, 일어로 만들어 한국 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에 판매하겠다." 
 
특히 중남미, 중동 등 신흥제약 시장(파머징마켓)의 정보 제공에 중점을 두겠다는 목표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가 신흥제약 시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에선 미국 시장 진출에만 매몰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전세계 최대 시장이긴 하지만 중남미, 중동 등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70%가 신흥제약 시장에서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신흥제약 시장의 정보 제공과 비즈니스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다. 선진 시장에만 매달려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유승준 센터장은 무엇보다도 산업 규모를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성장하려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10% 정도로 규모가 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GDP는 1350조원에 달한다. 이중 바이오 산업은 30조원으로 1.9%에 불과하다. 
 
"국내 상위 제약사가 기술을 보유한 벤처에 자본을 지원하고, 판권을 이전 받아 다시 글로벌에 이전하는 획일적인 형태에 그치고 있다. 이런 사업 방식은 산업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명백하다. 비즈니스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의약품에 한정할 게 아니라 정밀의료, 유전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산업 분야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와 접목이 필요하다."
 
이런 신산업의 초기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대기업의 자본 유입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우는 데 융합 신산업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단순 새로운 시장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초기 시장 형성을 유도하는 시각으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드는 것처럼 대기업의 사업 진출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유승준 센터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가 먹거리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간산업화를 지원하고 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출범했다. 향후 조직을 확대하고 내실을 다져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를 제약·바이오 산업의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겠다. 동향 파악 및 신산업 분야 전망에 대한 전문화된 정보를 제공해 산업 성장에 보탬이 되겠다."
 
지난 6월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2016 코리아바이오플러스 컨퍼런스에서 유승준 센터장이 바이오경제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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