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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엘러간, 임상 고의 지연"…메디톡스 "협업유지" 반박

201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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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이 메디톡스(086900) 보톡스 제품의 미국 진입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디톡스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임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엘러간은 메디톡스와 계약에 따라 미국 의사들로부터 독과점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피소를 당한 상태다. 메디톡스는 엘러간과 긴밀한 협업 하에 미국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전제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균주 논란이 제기되면서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엘러간의 공정거래 위반 소송을 찾아보게 됐다"며 "검토한 결과, 엘러간은 메디톡스와 노예 계약을 맺어서 메디톡스가 미국에 들어오는 걸 의도적으로 막아 미국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제보했다. 
 
엘러간은 1조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미국 보톡스 시장에서 85%를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다. 메디톡스는 2013년 엘러간과 '이노톡스'에 대한 전세계(한국과 일본 제외) 독점개발 및 판매권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4000억원이다. 
 
엘러간은 미국에서 메디톡스 보톡스 제품의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메디톡스는 엘러간을 통하지 않고서는 미국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애널리스트는 "메디톡스가 더 저렴하고 좋은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자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엘러간에게 경쟁적 위협이 됐다"며 "엘러간이 메디톡스 제품의 가격 및 효과의 위협을 느껴 미국 진출을 막고자 계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진행된 메디톡스의 미국 임상 3상이 엘러간과 계약 후 지연됐다"며 "엘러간이 메디톡스와 계약하면서 독과점 사유로 미국 의사들에게 피소를 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구강외과 의사 아델 토필리스(Adel Tawfilis)를 중심으로 의료진 집단이 독과점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2015년 2월 엘러간을 고소했다. 메디톡스와 계약에 따라 의사들이 과도한 가격으로 엘러간 보톡스를 과도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소송 취지다.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만일 패소 판결이 나오면 반경쟁계약에 대해 양사의 합의해지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애널리스트는 "엘러간이 최대 1억달러(약 1140억원) 벌금을 비롯해 경제적 가치 손실에 따른 배상청구를 받을 수 있다"며 "계약의 전면 재검토도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계약이 파기되면 메디톡스는 미국 파트너를 다시 찾고 임상을 다시 해야 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서 제품 출시가 2020년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메디톡스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창훈 메디톡스 연구 이사는 "미국 임상이 늦어지는 이유는 공장 cGMP(미국 품질관리기준) 경험이 많이 없고 인력 풀이 협소해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엘러간의 많은 인력들이 들어와서 공동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엘러간이 미국 진출을 막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내년에는 임상 샘플이 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우한 메디톡스 법무팀 변호사는 "미국 의사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송의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해명했다. 
 
또한 계약 해지 가능성에 대해 "국내법의 경우를 보면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해서 계약이 뮤효되는 것은 아니다"며 "반사회적인 행위로 인정될 때만 계약이 해지되므로 미국에서도 계약해지를 단정하기에는 곤란하다. 현재 계약 무효화를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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