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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기획)국제유가 전망 엇갈리는 이유는?

배럴당 40~50달러대까지 전망치 다양…OPEC 감산합의 준수 관건

2016-1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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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항섭기자] 향후 국제 유가 전망을 놓고 국가기관, 기업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에 대한 예측이 다양하게 제기되는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을 비롯한 변수적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러시아, 3년간 배럴당 40달러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OPEC의 원유 생산량 제한을 환영한다”며 “러시아도 생산제한 공동 조치에 동참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비 OPEC 산유국 가운데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러시아의 감산 참여 의사가 확인되면서 당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최근 입장을 바꿔 감산 합의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셰일오일의 빠른 생산 회복 때문이다. 러시아는 “셰일오일로 인해 산유량 감산 효과가 단명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향후 3년간 유가를 배럴당 40달러로 전망했다. 러시아가 유가를 낮게 예상하는 것은 과거 고유가를 전망하고 예산계획을 잡았다가 실패했던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란 정유공장과 직원의 모습. 사진/AP
 
사우디, 아람코 상장 전 유가 50달러 목표
 
셰일오일 기업들과 치킨게임을 하며 저유가시대를 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OPEC의 원유 생산량 감산에 합의 의사를 밝혔다. 이는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상장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사우디의 경제는 장기간의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외환보유액이 20% 넘게 떨어졌고, 175억 달러(약 19조7000억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국채까지 발행하는 등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정부의 가장 큰 정책 우선순위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상장이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2018년까지 상장하고 지분 5%를 매각해 2조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아람코 상장 전에배럴당 50달러를 상회하는 유가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OPEC 합산에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석유장관을 비롯한 경제 관료들을 '젊은 피'로 교체하기도 했다.
 
 
OPEC 감산 합의가 최대 변수
 
다수의 전문가와 기업들은 내년 국제유가 전망에 있어 가장 큰 변수를 OPEC의 감산 합의로 보고 있다. 하지만 OPEC 감산 합의에 대한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적극적인 사우디와 달리, 이란과 이라크는 감산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만약 이달 말께 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가 실패로 끝날 경우 배럴당 4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제 유가가 50달러대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세계은행은 내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5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존 베프스 세계은행 경제전문가는 “내년 유가 주도로 에너지 가격의 견고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열 더치 셀과 BP는 내년 국제 유가를 50달러대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벤 판 뵈르던 로열 더치 셀 최고경영자는 “저유가는 석유 업계의 지속적인 도전이 될 것이며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질버리 BP 최고재무책임자는 “내년 유가가 다소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나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 같다”며 "배럴당 50달러 전망을 기반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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