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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물고기이야기)새우계의 카리스마, 큰징거미새우를 아시나요

김봉래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센터 박사

2016-1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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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로 새우를 잡는다!' 보통은 새우를 미끼로 해 물고기를 낚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열린 정부 3.0 국민체험마당 '오감만족 새우낚시 카페' 부스에서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파란색의 커다란 집게발을 가진 새우 낚시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봉래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센터 박사
 
그 주인공은 바로 큰징거미새우였다. 큰징거미새우는 따뜻한 물에 사는 외래종 대형민물새우로 국내에서는 정확한 이름이 없어 영어이름의 일부를 가져와 로젠베르기 새우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우리나라의 징거미새우 보다 크기가 훨씬 크다고 해서 2014년부터 큰징거미새우라고 부르기로 했다.
 
징거미새우류는 잡식성이면서 육식 성향이 강해 소형 물고기도 잡아먹는다. 자기 몸집의 3배 크기도 물고 다닐 정도로 포식성이 강해 사육밀도가 높을 경우 함께 키우는 어린 새우는 물론 서로 잡아먹기도 하는 등 공격성이 강한 종이다.
 
징거미새우(로젠베르기 새우)의 영어이름은 커다란 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팔 길이는 몸길이의 1.5~2배로,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먹이사냥에도 사용된다.
 
큰징거미새우는 만 2년생으로 수컷이무려 32cm, 암컷이 25cm까지 자란다. 300~400g까지 성장하며, 체색은 녹색 또는 갈회색이고 환경에 따라 청색을 띠기도 하는데, 크기가 클수록 색깔이 진해진다. 수컷의 경우 단단하고 긴 집게발은 청색 또는 오렌지색으로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민물새우는 징거미새우, 줄새우, 새뱅이새우, 생이새우 등 23종이 알려져 있다. 징거미새우를 제외한 대부분이 3∼8㎝(0.5∼5g) 크기의 소형종으로 주로 낚시미끼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큰징거미새우는 수컷이 암컷보다 가슴부위(두흉부)가 크고 두 번째 다리도 비교적 길고 굵다. 체중이 8g 이상이면 산란을 할 수 있으며 성숙한 암컷은 두흉부의 생식소가 붉은색을 띄므로 쉽게 구분 된다. 아열대지역의 자연환경에서는 연중 교미가 이뤄지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환경 조건에서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5~6월에 산란이 이뤄진다.
 
큰징거미새우는 우리나라의 내수면 양식대상품종 다변화를 통한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2012년 대만으로부터 도입됐다. 1978년 FAO(국제식량농업기구)에서 양식을 시작하면서 거의 모든 대륙으로 퍼져 나갔다. 태국과 대만에서 주도적으로 양식기술을 발전시켜 생산량이 크게 늘었으며, 양식품종으로서의 잠재력도 확인됐다.
 
열대지역에서는 연중 수온이 높아 수조, 관계수로, 가두리, 저수지 등 담수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양식을 할 수 있고, 특히 토양으로 축조된 양식호지에 가장 많이 양식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기후조건이 열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큰징거미새우를 당해 년에 상품크기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2~3개월 빨리 종묘를 생산한 후, 실내수조에서 1~2g 크기까지 키우는 중간육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중간 육성된 종묘는 다시 야외호지, 실내수조, 논양식 등 다양한 형태의 양식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기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고 있어 소형크기(20~40g)는 낚시 체험용으로 이용되고 중간크기(150~400g) 이상은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새우 양식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국가들은 큰징거미새우가 해산새우와는 반대로 수컷이 동일기간 및 동일 조건에서 암컷에 비해 월등하게 크게 성장하는 것을 이용해, 수컷만을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큰징거미새우는 민물새우 중 크기가 가장 큰 대형종으로 성장이 매우 빠르고 육질이 단단하다. 또 식감이 쫄깃하면서 비린 맛이 없어 고급 식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아울러 번식력이 왕성하고, 잡식성으로 사료비가 적게 들고 질병에 강해 내수면의 차세대 양식 품종으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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