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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농심 백산수 신공장 1년 성과 '미미'

생수사업 더딘 성장세…점유율·매출 목표치 밑돌아

2016-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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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춘호 농심(004370)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생수 브랜드 '백산수'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며 농심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들인 백산수 신공장이 본격 가동된지 1년을 맞았다.
 
앞서 농심은 지난 2012년 말 제주삼다수 판권을 광동제약에 뺏기자 백산수를 출시하며 생수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농심의 백산수 사업 확대는 신춘호 회장이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본격화됐다. 신 회장은 지난 50년간의 먹거리가 신라면이었다면 향후 50년은 백산수가 매출을 주도할 것이라며 생수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1년 전 대대적인 투자가 단행된 백산수 신공장 가동 역시 신 회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됐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가동된 백산수 신공장은 부지면적 30만㎡, 연면적 8만4000㎡ 규모로, 신공장 가동으로 농심은 기존 공량 생산량 25만t을 포함해 연간 총 125만t의 백산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생수업계 1위인 제주 삼다수의 연간 생산량(70만t)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시장 1위를 빼앗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었다. 
 
그러나 신공장 프로젝트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백산수는 생수시장에서 광동제약 '삼다수'의 압도적인 1위 속에 2위 자리도 불안한 상태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브랜드별 순위는 삼다수가 44.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데 이어 2, 3위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8.0(5.7%)와 백산수(5.6%)였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광동제약의 삼다수가 43.9%의 압도적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백산수가 6.8%, 롯데칠성(005300)의 아이시스 8.0은 5.9%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백산수가 상반기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아이시스 8.0을 비롯해 아이시스 평화공원산림수 등 다수의 생수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칠성의 전체 생수 점유율이 10.2%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사별 점유율에선 롯데에 밀려 3위에 그쳤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심은 신공장 가동과 함께 "2016년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올 상반기 기준 7% 벽도 넘지 못하며 연내 두자릿수 점유율 달성마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에 수립했던 백산수의 연간 매출 목표 달성도 버거운 상황.
 
백산수는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당초 목표로 했던 500억원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럼에도 농심은 소위 '신공장 효과'를 기대하며 올해 백산수의 매출 목표를 80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분기별 매출이 100억 안팎에 그치고 있어, 일각에선 농심이 매출 목표를 과도하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르면 다음달 광동제약(009290)의 판권 종료 가능성이 대두되는 부동의 1위 삼다수가 거대 영업망을 가진 경쟁사로 판권이 넘어갈 경우 백산수의 생수시장 경쟁은 더 버거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이 세계 생수시장 1위인 에비앙과 맞먹는 생산규모를 보유하게 됐지만 대대적인 투자와 마케팅에 대비해서는 아직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질 못하고 있다"며 "백산수가 속도는 더디지만 성장세에 있는 것은 사실인만큼 향후 영업 및 마케팅 강화로 두자릿수 점유율 돌파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연변에 위치한 농심 백산수 제2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농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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