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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물고기이야기)경제 가치 뛰어난 고급패류 '가리비'

이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 박사

2016-10-21 08:00

조회수 : 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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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꼴 모양으로 한 쌍의 조가비를 가진 대형 패류인 가리비는 전 세계적으로 4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동해안에 분포하는 한해성인 참가리비(큰가리비)와 주문진가리비, 전 연안에 분포하는 비단가리비,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온대성의 해가리비 및 흔한가리비, 동해안과 경남 연안에 서식하는 국자가리비 등이 대표적인 종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원산지이며 중국을 거쳐 이식된 해만가리비가 양식되고 있다.
이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박사
 
가리비는 생긴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조개껍데기(패각)에 있는 방사선 모양의 무늬 또는 돌기(방사륵)의 줄 수와 한 쌍으로 돼 있는 좌각과 우각의 생김새 차이로 구분한다. 또한 암컷과 수컷이 따로 있는(자웅이체) 참가리비, 고랑가리비, 비단가리비가 있고 한 개체에 암컷과 수컷의 생식소가 같이 공존(자웅동체)하는 해만가리비가 있다.
 
예로부터 가리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움을 상징했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유명한 그림 '비너스의 탄생'은 대형 가리비에서 아름다운 비너스가 탄생하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물을 제트 엔진처럼 뿜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는데 한 번 분사할 때 1~2m까지 이동하는 등 점프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해안에서는 무쇠솥에 밥을 지은 후 밥을 풀 때 주걱 대신 참가리비 패각을 사용해 밥조개라고도 불렸으며, 고대에는 패각이 귀했기 때문에 화폐로도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산업적으로 중요한 대형 크기의 참가리비는 강원도, 일본, 러시아 등 동해를 접한 연안의 수온이 낮은 바다에 분포하고, 주로 10~50m 수심의 모래, 자갈 바닥에 서식한다. 그러나 자연상태로 서식하는 양이 많지 않아 주로 양식으로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참가리비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1986년에 양식이 본격 시작됐고, 1991년 양식으로 생산된 참가리비가 처음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어린 시기에는 육상의 종묘 배양장에서 키우다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바다로 옮겨 채롱에 넣거나 바닥에서 양성시킨다. 별다른 사료공급 없이 자연상태에서 플랑크톤을 섭취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자연산과 양식산의 차이는 크게 없다. 보통 가리비는 2년 정도 키우면 9~10cm 크기로 성장해 상품으로 판매가능하다.
 
찬물에 사는 참가리비, 고랑가리비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 특산품종으로 양식어업인의 소득원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비교적 따뜻한 물에 사는 비단가리비와 해만가리비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양식되고 있다.
 
가리비 생산량은 일본 50만톤, 중국 140만톤, 러시아 1000톤, 우리나라 1000톤 정도로 국제 가격은 품질등급에 따라 ㎏ 당 1500~1만1000원 수준에서 형성된다. 동북 아시아지역에서만 전 세계 가리비의 96%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총 15~25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형 조개류 중에서 키조개는 패주(관자)만 먹고 조갯살은 잘 먹지 않는 반면, 가리비는 패주도 키조개 못지않게 쫄깃하고 담백하고, 조갯살 또한 육질이 연하고 영양이 풍부해 맛이 좋다. 우리나라에 가리비가 가공품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약 150년 전으로 말린 패주에 대한 기록이 있다.
 
최근에는 패주를 사용해 통조림, 냉동품, 훈제품, 자건품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가리비 패주는 버터구이 등 고급 요리로, 패주를 제외한 부위는 젓갈로 담으면 밑반찬으로 일품이다.
 
고급 패류인 가리비는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글리신이 많으며, 타우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고지혈증에 효과가 있다. 특히 패주의 주성분인 단백질 함유량은 어육 단백질 표준량에 맞먹고 있어 키조개, 백합과 비교하면 2배가량 많다.
 
찬바람이 불고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에 불판에서 구워먹는 다양한 조개 중에서 특히 가리비의 쫀득하면서 고소한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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