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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피플)"초저금리 시대, 자산관리 시장 선점은 선택 아닌 '필수'"

조규송 우리은행 WM사업단 상무, 일임형 ISA 은행권 독주…안정성 고수 통했다

2016-10-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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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은행에서 자산관리(WM) 분야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조규송 상무는 앞으로 자산관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 개개인의 맞춤형 자산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고객과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펀드 등 상품의 위험성을 정확히 설명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은행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규송 상무는 지난 1978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이후 서대전지점장과 청주지점장 등을 거쳐 대전충청남부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4일부터는 우리은행의 WM사업단 상무를 역임하고 있다. 
 
-일임형 ISA 수익률이 타 은행보다 높았던 이유는.
 
시중은행의 3개월간 일임형 ISA의 수익률 상위 1위부터 6위까지 우리은행의 모델포트폴리오(MP)가 차지했다. 이 기간 우리은행의 10개 MP의 평균 수익률도 0.71%로, 2위 은행(0.14%)보다 무려 0.57%포인트 높았다.
 
3개월 수익률이 1%를 넘은 MP도 우리은행이 유일했다. 우리은행은 우리 일임형 글로벌인컴 ISA(적극투자형)의 수익률이 1.38%를 기록한 데 이어 10개의 일임형 MP 중 절반이 1%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타 은행들의 경우 대부분 계열사로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민영화를 위해 증권사를 매각했기 때문에 은행 혼자서 ISA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증권사와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상품 개발 논의 업무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타 은행들은 계열사와의 업무 협조이기 때문에 업무협조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우리은행은 내부에서 결제가 마무리되더라도 시간과 절차가 상대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보다 인력 운용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그만큼 타 은행보다 꼼꼼히 일임형 ISA 준비를 진행했다. 또 증권사들의 성향인 고위험 고수익보다는 은행에 맞게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나중에는 안정적인 자산운용 방식을 고수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타 은행들이 증권사의 제안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다보니 은행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조규송 우리은행 WM사업단 상무. 사진/우리은행
 
-은행 입행 후 대부분 영업 현장에 있었던 것이 자산관리 분야를 총괄하는데 도움이 됐나.
 
지난 1978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이후 30여년을 영업현장에 있었다. 충주, 청주, 천안, 대전 등을 거쳐 2013년 대전충청남부영업본부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처음 본사에 들어와서는 기존과 다른 업무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고객과 만나는 업무가 아니었고, 본사 9층에 있는 것 만으로도 어색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영업을 오래해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충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면 좋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현장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각 지점을 돌며,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현장과의 소통을 위해 5단계에 달하던 소통 채널을 3단계로 축소했다.
 
그 결과, 곧바로 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등 실적도 호전됐다.
 
-최근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현재 고객 참여방식의 사모펀드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모펀드는 기존의 공모펀드와는 다르다. 공모펀드는 다수의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면, 이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7월 서울지역의 법인ㆍ기관고객 등 50명의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사모펀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법인·기관 자금담당자 대상 사전 설문조사 ▲의견교환 및 상품아이디어 제안 ▲상품설계 프로세스로 실시됐다. 
 
우리은행은 세미나를 통해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을 구성했다. 구성된 상품은 금리ㆍ주가지수ㆍ신용 연계상품, 하이일드공모주 투자상품, 달러표시ELF 등 사모펀드 5종이다.
 
이 상품은 세미나 이후 출시된지 2주 만에 700억원의 사모펀드가 완판됐다.
 
최근에는 부산·경남지역 법인·기관·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출시한 고객참여 방식 사모펀드가 출시 1주일 만에 한도 1000억원을 모두 판매됐다.
 
특히 부산·경남지역에서 진행한 사모펀드에서는 은행 최초로 수인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수인사모펀드의 경우 최소 50억원 이상에 모든 투자자가 6개월 이상 투자를 지속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자자와의 투자자들과의 약정을 맺고 안정적인 투자 상품을 고안해냈다.
 
우리은행은 고객참여 방식 사모펀드를 연내에 대전지역 등 타 지역에서도 투자자를 모집해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요청할 수 있도록 WM사업단과의 '핫라인'도 가동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에 지난해 4000억원에 불과하던 펀드 판매액이 올해는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2조원 이상의 펀드 판매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달 22일 부산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고객과 함께하는 사모펀드 세미나'에서 우리은행 WM사업단 담당자가 투자자들에게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달 말에 고객의 자산을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과거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춰 담당 프라이빗뱅커(PB)가 제시할 수 있는 적절한 상품까지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B 인력을 확충해 보다 고객 친화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사내 공모로 뽑은 350여명의 예비 PB 인력도 교육을 거쳐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인력 보충으로, 우리은행은 현재 3년차 이상의 PB 55명, 이번 공모를 제외한 1~3년차 PB인 FA 587명 등을 포함해 1000명가량의 PB 인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 예비 PB 인력은 교육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순차대로 일선 지점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 인력과 기존 PB 인력을 활용해 향후에는 고객들에게 상품 판매자가 아닌 전문적인 교육을 담당하는 인력을 주요 거점에 배치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내년 4월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도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산관리시장은 앞으로 은행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이를 위해 보다 전문성 있고 대중성 있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5억원 이상의 소수 고액자산가들에게 집중됐지만, 이제는 전 국민에 대한 일반화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고객별 맞춤 서비스가 없다면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은행 역시 5000만원 이상의 준자산가부터 고액 자산가까지 맞춤형 자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
 
또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자산관리의 동반자로서의 본 역할에도 충실하기 위해, 펀드 등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 교육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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