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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달콤했던 제과업계, 수익성 악화 '울상'

'허니' 이을 트렌드 발굴 실패…가격인상도 '역풍'

2016-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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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지난해 '허니' 열풍을 일으키며 달콤한 한 해를 보냈던 제과업계가 1년만에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004990), 오리온(001800) , 해태제과식품(101530), 크라운제과(005740) 등 제과업계 빅4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34억원, 6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5%, 34.0%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 기준 업계 1위 롯데제과의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81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084억원)대비 2.5% 감소,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11.35% 줄어들었다. 
 
오리온은 매출 1조15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68억원으로 4.86% 감소했다.
 
크라운제과는 상반기 매출이 6010억원으로 0.38% 감소,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무려 30.0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허니버터칩'으로 승승장구했던 해태제과는 상반기 매출 3965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0.0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4%나 줄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리온을 제외한 롯데, 해태, 크라운제과는 올 초 일부 빙과제품과 또 3월과 지난달에 걸쳐 과자류 등에 대해 가격 인상을 각각 단행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실적부진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제과업계를 관통한 '허니'이슈에 이은 새로운 트렌드 발굴에 실패한 것이 수익 동력을 잃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또, 아동인구 감소에 다른 수요 감소와 수입과자와 PB과자 등의 협공에 시달리는데다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계의 다양한 대체 상품 출시로 제과시장이 잠식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또한 매년 인건비 상승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종 할인행사 및 '1+1' 상품 상시 판매 등으로 매출 총이익은 줄어도 판매관리비는 꾸준히 증가하며 수익성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부진을 만회하려는 업계의 태도가 과대포장 논란 등으로 확산되며, 소비자 불신을 초래해 실적 부진이 더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운 수입과자와 편의점 PB과자 등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 단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최근 5년간 과자 수입량이 88.6% 급증했다. 또 편의점에서 파는 PB상품 비중도 35%를 넘어섰다. 
 
실적 부진에 관련 주가도 연일 내리막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제과업체들의 주가는 고점을 찍으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롯데제과는 올해 3월 초 28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오리온은 연초 12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5월 수준 이후 가장 높은 주가 수준을 보였다. 크라운제과 역시 61만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8월 이후 반등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가 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돼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문제는 제과업계의 3분기 및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제과업종의 아동인구 감소에 따른 구매 수요 위축, 수입과자 공세 등 악재는 오히려 더 심화될 전망이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진행하는 과도한 할인행사는 겨룩 수익에 발목을 잡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여기에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이어서 연구 개발 및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광고비 등이 더해지면 수익은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과자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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